'아이폰 vs 갤럭시'···생성형 AI 대리전 열린다
'아이폰 vs 갤럭시'···생성형 AI 대리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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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업은 아이폰, 제미나이 업은 갤럭시···내년초 본격 대결
AI폰 시장 2027년 5억2200만대 확대···AI 성능이 운명 가를 듯
챗GPT. (사진=연합뉴스)
아이폰의 AI 비서 '시리'에 탑재가 유력한 챗GPT.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의 스마트폰 패권 경쟁이 생성형 AI의 대리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애플이 챗GPT의 개발 기업인 오픈AI와 협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한 갤럭시 S 시리즈와 경쟁구도를 만들게 됐다. 

13일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과 오픈AI가 차기 아이폰 운영체제인 애플의 iOS18에서 챗GPT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계약 조건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열리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챗GPT를 탑재해 더 똑똑해진 시리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는 애플이 2011년 공개한 음성비서다. 

이에 따라 올 9월 중 공개가 예상되는 아이폰16 시리즈에는 챗GPT를 탑재한 시리가 첫 등장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아이폰에 AI 성능 강화에 최적화된 A18 프로 칩을 탑재한다. 

애플은 그동안 폐쇄적인 개발 정책을 통해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했으나 스마트폰 시장이 AI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 체계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챗GPT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과 생성형 AI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구글 제미나이는 갤럭시S24에 탑재된 '갤럭시 AI'와 별도로 구동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했다. 이어 올 7월 공개되는 갤럭시Z폴드6과 Z플립6에도 구글 제미나이가 탑재될 전망이다. 이어 내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S25에는 새로운 버전인 제미나이 나노 2가 탑재된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스마트폰 초창기에 안드로이드 OS로 협력한 이후 현재까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과 만나 AI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릭 오스터로 부사장은 "우리의 파트너십은 어느 때보다 견고하고, 양사는 AI에 대한 협력과 앞으로 다가올 더 많은 기회를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서울 모처에서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과 만난 후 올린 SNS 게시글. (사진=노태문 사장 SNS 캡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과 서울 모처에서 만난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 (사진=릭 오스터로 SNS 캡쳐)

이처럼 애플이 챗GPT, 삼성전자가 제미나이를 등에 업으면서 아이폰과 갤럭시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경쟁은 생성형 AI 패권 경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당장 생성형 AI 점유율은 챗GPT가 높지만, 스마트폰 점유율이 박빙인 만큼 앞으로 스마트폰과 생성형 AI가 운명공동체가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oT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생성형 AI 시장에서 오픈AI가 점유율 39%로 1위, 마이크로소프트가 30%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아마존웹서비스가 8%로 3위에 올랐으며 구글은 7%로 4위에 그쳤다. 

오픈AI가 챗GPT로 생성형 AI 시장을 연 만큼 점유율에서는 다소 격차가 크다. 이 같은 격차는 챗GPT가 제미나이보다 약 1년 가량 먼저 출시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챗GPT가 2022년 11월 초기 베타 버전이 출시됐으며 제미나이는 지난해 12월 1.0 버전이 나왔다. 

오픈AI와 구글의 점유율 격차는 크지만, 구글은 검색엔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만큼 이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데이터 확보가 쉽다. 실제로 '갤럭시 AI'에 탑재된 '서클 투 서치'는 구글과 협력을 통해 개발된 기능이다. 

반면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분위기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탑재한 갤럭시S24를 앞세워 올해 1분기 글로벌 1위를 탈환했다. 

이 같은 구도는 AI폰 경쟁 이후 생성형 AI 점유율이 더해지면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AI폰은 연평균 83%씩 성장해 2027년 5억220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점했지만,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보유한 애플이 아이폰을 앞세워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성능과 디자인이 제품의 성공여부를 결정했다면 앞으로는 하드웨어 사양에 AI 성능이 성공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전세계 경쟁구도가 크게 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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