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낙찰제 적자시공양산…경영난 심화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지난해 민간과 공공부문에서 수주물량이 급감하며 문을 닫는 종합건설사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공사 물량이 전년보다 37%로 감소한 동시에 최저낙찰제로 수익성이 떨어지며 불황의 파고가 종합건설사들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을 한 일반종합건설회사는 총306개사로, 2009년 241개사에 비해 26.9% 증가했다.
폐업은 종합건설사들이 자진해서 문을 닫는 것이어서 그만큼 건설경기가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극심한 경영난에 등록기준 미달이나 무리한 수주ㆍ시공활동으로 등록말소된 종합건설사도 543개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475개사보다 14.3% 늘어난 수치로 부동산경기 장기 침체와 함께 SOC예산 축소 및 공공건설공사 물량 감소, 그리고 최저가낙찰제 및 실적공사비제도 등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일반종합건설회사가 경영난을 겪으며 하도급 업체인 중소 전문건설업체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공사물량 감소로 전문건설업체들의 부도율과 폐업률이 각각 169%, 166%로 급증한 바 있어 올해도 건설경기가 쉽사리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계약제도실장은 "폐업ㆍ말소업체가 속출하는 것은 그만큼 건설환경이 녹녹치 않음을 방증한다"라며 "무엇보다 공공공사부문에서 적자시공을 양산하는 최저가낙찰제가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올해 민간은 물론 공공분야에서도 발주 물량이 작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국내 공사에 의존하는 중견건설사들의 경영난은 더 심화될 것"이라며 "절대금리가 낮아 추가 금리인상에 직격탄을 맞지는 않겠지만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점을 앞두고 있는 점도 향후 건설경기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