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속도전 위한 정부 공조 '최우선'
비은행 부문 강화·차기행장 선임도 숙제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이팔성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이 회장에게는 앞으로 민영화 재개, 비은행 부문 강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떠안게 됐다.
이 회장이 우선 해결해야 할 숙제는 중단상태에 있는 민영화 작업을 재개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은 1년 내내 여러 부처의 감사를 받아왔다. 상시 감사 체제에 있다보니 타 시중은행에 비해 적극적인 사업 추진에 항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민영화는 우리금융의 숙원이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민영화의 물꼬를 텃고 '우리금융 독자 민영화'를 내세우며 10조원이 넘는 투자금 유치 약속을 받아내는 등 적극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성사 직전까지 갔던 민영화는 정부가 제시한 유효경쟁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 잠정 중단됐다. 잠시 멈추기는 했지만 민영화 작업이 다시 시작될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추천위가 이 회장의 연임으로 방향을 정한 것도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영화가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와의 더욱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민영화에 대한 이 회장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회장 인선 작업 내내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됐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회장은 블록세일이나 블록세일에 국민주 방식을 가미한 방식,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 등 현재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를 보전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내재된 민영화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다. 우리금융에서 반대하는 분리매각 방식도 민영화 방안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지 않다.
우리금융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비은행 부문 강화도 이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은행이 실적 비중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그룹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로 재편될 금융권 4강 체제를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 회장은 최근 뛰어든 삼화저축은행과 한국토지신탁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될 것이다.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작업은 이 회장이 새롭게 떠안은 문제다. 이번 행장 선임부터 금융지주 회장이 행장추천위원회 멤버로 참여하게 됐고,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은행의 비중이 높아 효과적으로 통솔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본인과 가까운 인물에게 힘을 실어 줄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