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약품·희토류 테마 등 개인투자가 '블랙홀'
"소문만 믿고 분석 없이 한 투자는 결국 손실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최근 먹구름 장세가 계속되면서 개미들의 자금이 정확한 분석도 없이 몇몇 테마주들로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의 거품붕괴를 조심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에프씨비파미셀의 '하티셀그램-AMI'가 식약청 심사절차를 끝마치고 최종 시판허가 단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최초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약품이 허가된다는 소식에 줄기세포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에프씨비투웰브는 24일부터 29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8만원대였던 주가가 15만원까지 올랐다. 역시 줄기세포관련 업체인 알앤엘바이오도 2거래일동안 상한가 행진에 동참했다. 산성피앤씨도 이 기간 동안 4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2배 가까운 주가상승을 맛봤다.
문제는 호재로 작용한 줄기세포 관련 소식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식약청의 발표에 따르면 에프씨비투웰브의 줄기세포 약품은 치료제가 아닌 개선제로 허가가 났다. 이 약품 가격은 1800만원 수준. 시장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 소식이 전해진 29일부터 주가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반전했으며, 에프씨비투웰브의 경우 하한가를 기록했다.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가 또 한 번의 실패를 맛보는 순간이었다. 에프씨비투웰브와 알앤엘바이오, 산성피앤씨의 주가가 크게 올랐던 지난달 24~28일의(3거래일) 거래량은 3619만주였다. 반면 29~30일(2거래일) 동안 거래량은 무려 2억9608주였다. 전형적인 개미지옥 장세가 펼쳐진 것이다
이후 줄기세포에 모아졌던 투자자의 관심은 희토류 테마로 넘어갔다.
줄기세포 관련종목들이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 29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충주와 홍천에 희토류가 섞인 광맥이 발견됐다는 '호재'를 발표했다.
이 소식에 다시 개미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토자이홀딩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으며 혜인도 전날보다 7% 급등했다.
토자이홀딩스는 광업권을 소유한 괴산광구에서 우라늄과 바나듐 등이 매장된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으며 혜인은 희귀광물개발회사인 KMC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그러나 상승세는 길지 않았다. 1일 국내 희토류 분야의 한 전문가가 "희토류가 경제성을 갖추려면 품위가 2% 이상 돼야 한다"며 "하지만 지질자원연구원이 최근 발견한 희토류의 품위는 0.6~0.65% 수준으로 경제성이 없다"고 밝히면서 부터다.
게다가 희토류를 반도체나 2차전지 등 산업용으로 사용하려면 선광, 제련, 소재화의 3단계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이 전무한 상태다. 제련기술도 부족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희토류는 일본제련공장 등을 거쳐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업는 상황이라 경제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내용이 알려진 뒤 희토류 테마주들의 가격은 다시 하락했다. 반면 거래량은 급등했다. 정확한 정보의 검증 없이 투자에 뛰어든 개미들의 자금으로 기존 주주들의 배만 불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투자 전문가는 "정보에 대한 분석 없이 묻지마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많다"며 몇몇 뉴스들로만 주가가 오르는 테마주들은 대부분 급락을 면치 못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