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개발호재 불구 주변 부동산 '잠잠'
강남·용산, 개발호재 불구 주변 부동산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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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프로젝트·경기침체 등 원인

[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강남과 용산 일대에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변 부동산 시장은 잠잠하기만 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0일 2013년 말 완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종합운동장 구간 건설 사업에 대한 선로공사 설계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09년 7월 개통한 개화~신논현 구간을 삼성동 코엑스(COEX)를 경유해 잠실 종합운동장까지 연장하는 사업으로, 강남구 논현·삼성동과 잠실동 일대가 수혜예상지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는 호재에 따른 기대심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인근 H공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하철 관련한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주변 부동산 가격이 올랐지만, 부동산 장기 침체 여파로 호가도 올라가지 않았고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엘스 인근 K공인 관계자도 "문의는 조금 늘어났지만 몇 년전에 나온 호재로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서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크게 없었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개발호재인 만큼 추후 개통 프리미엄에 따른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기공식을 갖고 사업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지 일대의 부동산 시장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용산구 한강로3가 D공인 관계자는 "이미 알려진 계획이라 새로울 것이 없어 관심을 끌지 못했다"며, "좌초 위기를 겪은 적이 있어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매수세가 없다"고 말했다.

인근 P공인 관계자도 "매수하려는 움직임보다는 매물을 내놓는 추세인데, 대지지분 3.3㎡당 5500만~6000만원의 시세인데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산 일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0일 용산공원을 남산과 한강을 녹지와 수경축으로 연계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한남동 S부동산 관계자는 "용산공원 개발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2017년부터 본격적인 공원조성에 들어갈 예정이라 뚜렷한 매수주체 없이 급매물만 소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번 조성계획 확정으로 조합원간의 갈등으로 난항을 겪던 한남뉴타운 개발사업이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관련 김충범 부동산1번지 연구원은 "강남과 용산일대의 경우 서울의 노른자 위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주택시장 흐름은 단순한 개발재료에 좌우되기 보다 해외금융·국내경제동향· 금리 등 다양한 외부변수가 개입돼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이들 호재는 윤곽이 잡혔다 해도 모두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라며, "9호선 연장의 경우 이미 개발 호재가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고, 공사 도중에도 수많은 변수가 작용해 개통 예정시기인 2013년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과 관련해서도 "그간 많은 불협화음으로 인해 용산권역 전체에 악재로 작용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사업의 순항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이들 호재가 시장에 전면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주택시장 흐름이 상승무드로 전환돼 수요층의 주택 구매력이 높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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