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처음에는 나도 반신반의했지만 해 보니 진짜 계좌에 거액이 입금되더라, 이렇게 좋은 걸 혼자 알기 아까워 메일을 보낸다가 내용의 핵심이다.
그러나 세상에 그런 공짜는 없는 법이다. 이 메일이 다단계의 인터넷 변종판임을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안다.
지난 12일, 인터넷 증권 정보사이트 팍스넷의 사이버 애널리스트 배모씨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6개월간 18개 종목으로 작전을 펼쳐 39%의 부당 수익을 올린 혐의다.
그는 미래칩스라는 필명으로 주가분석 및 종목 추천을 하면서 허위매수주문, 고가매수 주문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
그런데 이 상승종목 추천이란 게 알고 보면 참 웃긴다. 누군가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이를 萬人과 나누려 하겠는가. 대개는 숨기려 하는 것이 凡人들의 심리다. 그런데 너도 나도 돈을 벌게 해 주겠다고 안달이다. 마치 자선사업가들처럼.
실제 사이버 애널리스트들 상당수는 직접 주식 투자하는 것을 꺼린다. 이유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수입은 주로 정보에 취약한 개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승종목 추천을 하며 분당 1천원의 고액 핸드폰 요금을 받아 챙기는 데서 생긴다. 스스로도 자신이 추천한 상승종목을 사지 않는 것이다.
개미 투자자들은 언제나 기관과 외국인들에 비해 정보력이 취약하고 또 느리다. 공시를 보고 아무리 재빠르게 움직여도 주가는 벌써 천정으로 치솟거나 바닥으로 꺼져버린 지 오래다.
이런 개미 투자자들의 취약점을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교묘히 이용해 쌈짓돈까지 털어간 것이 이번 사건이다. 이들은 개별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고객들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사회적으로 유혹의 손길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로또광풍이 그렇고, 대박주식이 그렇고, 다단계가 그렇다. 인간이 원래 유혹에 약한 동물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순전히 속은 개인들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무리가 따르는 것 같다. 사회적인 유혹이 너무 넘쳐난다. 속지 않기 위해 언제나 긴장하며 살아야 한다. 어쩌면 매일 아침 일어나며 다짐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거저 먹는 장사는 없다. 누가 돈 벌게 해준다면 의심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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