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검찰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수사를 마무리짓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용훈 전 대법관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사찰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그리고 진경락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등 5명을 13일 재판에 회부했다. 이로써, 검찰의 민간인 사찰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됐다.
검찰의 재수사는 증거인멸과 불법사찰, 그리고 지원관실의 특수활동비 상납 등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
이영호 전 비서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은 증거인멸과 관련해 2010년 7월, 검찰의 1차 수사 당시,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사찰팀의 컴퓨터 자료를 없애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준 전 차관과 이영호 전 비서관 등은 2008년 말부터 3년간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박영준 전 차관이 직접 개입된 불법 사찰은 두 건으로 드러났다.
박 전 차관은 2008년 10월 울산의 한 업체에서 1억원을 받은 뒤 이 업체를 도와주기 위해 이영호 전 비서관을 통해 울산시청 공무원들을 감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8년 11월에는 당시 지원관실팀원던 경북 칠곡군 고향 후배와 공모해 공직감찰 대상이 아닌 칠곡군수의 비리 혐의 첩보를 수집한 사실도 밝혀졌다.
장진수 전 주무관이 폭로한 상납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검찰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매달 지원관실에 나오는 특수활동비 280만원 가운데 200만원을 이영호 전 비서관 등에게 상납하는 등 5천여만 원을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 조사결과 지원관실은 이용훈 대법원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사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 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그리고 전현직 국회의원도 사찰 대상에 포함됐다.
이 밖에, 전 검찰총장 후보자와 전 삼성비자금 특별검사, 엄기영 전 MBC 사장, 시민단체 대표 등도 사찰 명단에 들어 있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에 대한 사찰은 소문이나 인터넷 신문기사 검색 등을 통한 정보수집 수준이어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3개월에 걸친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새로운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혐의를 확인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부실 수사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사건의 몸통이라고 스스로 자처한 이영호 전 비서관의 윗선을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원관실의 사찰이 이뤄지거나 증거인멸이 이뤄지던 당시의 정정길, 임태희 청와대 실장에 대한 서면 조사를 하긴 했지만 특별한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검창은 또, 증거인멸 개입의혹을 받고 있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한차례 서면조사를 한 뒤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