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법률 개정안, 역효과 '논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법률 개정안, 역효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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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법률과 상반, 직업 특수성 고려안돼"
설계사 일자리 감소 및 경제적 부담 가중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법률 개정안이 보험설계사들의 대량실업, 경제적 부담도 가중, 고용 불안정을 야기하는 등 부작용이 커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산재보험법 등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가입 의무화 및 근로자성 인정이 골자다.

이에 대해 근로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등 각종 문제점이 내포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험설계사는 직업적 특수성 및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근로자로 간주해 사회적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보험설계사는 독립적인 지위에서 보험사와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해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고용계약으로 강제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한 사적자치원칙에 의한 일반 민사계약을 고용계약화 하는 것으로 민법, 상법 등 타 법률과 상반된다는 주장이다.

또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개인보험대리점도 근로자로 인정함으로써 '상법 제87조의 대리상' 제도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상법 제87조에는 대리점에 대해 "일정한 상인을 위하여 상업사용인이 아니면서 상시 그 영업부류에 속하는 거래의 대리 또는 중개를 영업으로 하는 자"라고 명시돼 있다.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노조법상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선 보험설계사는 완전경쟁체제인 업계 내에서 보험사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처우 발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설계사는 위탁계약 체결시 보험업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철저히 보호를 받고 있어 법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특히 보험설계사들도 산재에 대한 니즈가 현저히 낮다. 보험설계사의 대다수는 산재보험의 요양급부와 보장범위가 거의 유사한 실손보험(상해, 가입율 84.6%) 및 민영(단체)보험에 가입돼 있어 별도의 산재보험 가입이 필요없고, 특히 민영보험은 보상범위가 넓어 산재보험 이상의 보장 효과가 있어 산재보험 의무가입시 유사보험 중복가입에 따른 비용만 낭비된다는 것.

때문에 보험설계사는 산재보험 보상수혜율이 일반상해보험에 비해 현저히 낮은 데다 보상신청 과정 복잡하고 심사 및 처리과정이 까다로워 설계사들도 가입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법안 통과시 일자리·취업자 감소 등 보험사 및 설계사는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혜택보다는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설계사의 근로자성 인정시 보험사의 사업비 증가로 인해 자구책으로 저효율 설계사에 대한 구조조정 유인이 자연스럽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월 영업실적이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 미만인 보험설계사는 4만8393명으로, 전체 설계사 중 36.5%에 달한다.

또 인사·노무관리에 있어 내근직 수준의 관리가 필요해짐에 따라 △가사활동과 병행 가능 △언제든지 사업 개시·종료 가능 △정년 없음 △출퇴근 등 근태관리 자유로움 등의 직업적 장점이 사라져 신규 취업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설계사들이 근로자로 간주될 경우 세금납부방식 및 기준이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게 적용돼 세금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보험설계사의 경우 사업소득자로 분류돼 경비발생시 사업비 공제를 받고, 세율도 근로자 보다 낮게 적용받고 있다.

이외에도 보험사의 고정비 상승으로 추가비용이 발생해, 이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보험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보업계에서는 4대 보험가입 및 퇴직금 지급 등으로 연간 약 1조1500억원의 사업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보험설계사는 직업적 특성 등을 감안해 대법원 및 세무당국 등으로부터 근로소득자가 아닌 개별 독립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법률 개정안은 당초의 취지와 달리 보험설계사에 대한 고용불안정을 야기하는 등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국가의 고용안정정책에 반하고 실질적인 보호대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폐지하거나 정책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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