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최재연기자]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과 춘절 이후 기대감에 에너지와 금속,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투자에 앞서 원자재별 가격 조정 가능성과 각국의 정치·경제·기후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2일 국제 원자재 가격 지수인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전일 대비 0.08포인트(0.03%) 감소한 300.63을 기록했다.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 GSCI 지수는 1.24포인트(0.18%) 상승한 678.90을 나타냈다.
두 지수는 미국과 중국 등의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체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자재는 경기회복시 투자에 활기를 띠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원자재인 에너지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순매수가 유지되고 있다. 원유(WTI)의 경우 최근 이란의 지정학적 우려 완화와 쿠싱지역의 병목현상 심화로 투기세력의 순매수가 소폭 완화됐으나 난방유는 미국의 겨울 폭풍 영향으로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속은 비철과 귀금속 전 상품의 순매수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백금은 공급우려 증가로 투기적 순매수가 2주 연속 최고치를 갱신하는 등 5년래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과 팔라듐, 구리 가격은 이달 초 2% 이상 상승한 바 있다.
농산물은 남미 및 미국 중서부 지역의 가뭄으로 올랐던 곡물 가격이 최근 기후 완화가 전망됨에 따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두와 원면의 경우 수출 수요의 증가로 투기적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
향후에도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투자 심리 확산과 수급 이슈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자별 매매현황에서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헷지 세력의 순매수 포지션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투기 세력의 순매수는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지만, 헷지 세력의 순매수는 이를 상쇄시키는 기능을 한다.
다만 단기간에 많이 오른 원자재의 경우 가격 부담에 따라 일시적인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여겨지는 백금이 대표적이다.
또한 각국의 정치·경제적 불안이 완화되거나 기후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의 경우 한파가 완화됨에 따라 가격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아원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면 투자 심리가 살아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게 돼 있고 헷지 세력의 순매수 포지션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에 기여하지만 각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벤트나 기후 변화 등에 따라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