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씨티은행 판매 한도 거의 소진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서민주택금융상품으로 주목을 받아온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이 이달 중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금융 당국이 과열을 우려해 정해놓은 한도를 거의 소진한 은행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과 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적격대출 판매 한도가 거의 차 이달 중순께 판매를 중지할 예정이다.
지난해 은행 중에서 적격대출을 가장 먼저 출시했던 SC은행은 한도가 2조9000여억원인데 이미 2조8000여억원을 소진했다. 씨티은행도 적격대출의 남은 한도가 2000여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KB국민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은 다소 여유가 있으나 수요가 몰리면 조만간 한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판매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당국과 주택금융공사 등에 적격대출 한도 증액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
적격대출 판매가 이달 중순 중단되면 서민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최저 10년에서 최장 30년까지 분할상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기·고정금리 대출상품이다.
고정금리이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이자 부담이 늘지 않으며 주택가격이 내려도 대출만기가 장기간인데다 매달 조금씩 갚아나가는 방식이어서 원금상환 압박이 없다. 이 때문에 전체 적격대출 공급액의 약 70%가 기존 변동금리대출을 갈아타려는 수요다.
한편, 지난해 3월부터 SC와 씨티은행 두 외국계 은행은 가장 먼저 적격대출 판매에 나섰으며, 하반기에는 농협은행 등 모든 시중은행이 뛰어들어 20조원 넘게 팔리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