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STX그룹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13일 STX그룹에 따르면 사측은 △임금삭감 △조직 슬림화 및 임원축소 △경비 절감 △복리후생 축소 △자산매각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비상계획에 돌입했다.
STX는 올해 초 사장단과 임원의 임금을 지난해에 비해 각각 30%, 20% 삭감하고 직원들의 임금은 동결했다. 향후 임직원에게 제공되던 복리후생도 자발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임직원 자녀에 대한 학자금 지원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으며 직원들의 건강검진 비용도 절반으로 줄여 격년으로 실시한다.
개인별로 연간 100만~200만원 가량 지급되던 선택적 복지제도는 올해 하반기부터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또 명절과 창립기념일, 근로자의 날 등에 직원들에게 제공되던 선물 지급도 일체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 광고선전비, 업무추진비, 여비교통비 등을 축소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TX는 조직 통폐합과 대팀제 운영을 통한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인건비와 운영비를 축소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은 실 조직을 전면 폐지했고, ㈜STX, STX중공업 등도 본부 및 팀 조직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계열사별로 적게는 30%부터 70%까지 조직을 축소했다. 이를 통해 그룹 임원 수는 지난해 초 320여명에서 250명 수준으로 약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조선∙해운 시황 회복이 지연되고 주요계열사의 자율협약 신청 등 그룹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비조선부문 계열사 매각과 추가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STX는 지난해에만 STX에너지 일부 지분 매각과 해외조선소인 STX OSV 경영권 매각을 통해 약 1조1300억원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STX유럽 조선소 매각 및 STX다롄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한앤컴퍼니와 STX에너지 경영권 매각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매각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오릭스가 STX에너지 지분을 매입할 당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최소 4000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그룹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STX에너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지주회사인 ㈜STX로, 신규자금 유입시 만기 회사채 상환, 계열사 자금 지원 등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한층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TX팬오션의 유휴선박, 해외광구 등의 주요 자산을 비롯해 부동산, 각종 회원권의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고통분담 노력에 힘입어 그룹 차원의 비용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비조선부문 계열사 및 주요자산 매각에 힘써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