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은행팀]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국내 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은행들은 글로벌 경기둔화 지속, 금융규제 강화 등이 해외진출에 장애물이 될 수 있으나 위기를 기회로 삼고 해외 영역 기반을 확대해 수익 증가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한국은행이 'The Banker' 7월호에 수록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0개은행이 세계 1000대 은행에 포함됐으며, 이중 6개은행은 세계 100대 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기본자본 기준으로 KB금융이 세계 68위로 국내은행 중 순위가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KDB산은금융(69위), 우리금융(72위), 신한금융(73위), 하나금융(81위), 농협금융(83위)의 순으로 100대 은행에 포함됐다. 특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20계단이나 뛰어 올라 인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기업은행은 111위로 세계 1000대 은행에 포함됐다. 국내은행들의 순위가 기본자본 및 총자산 기준 모두에서 상승한 것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도 크지만 경쟁력과 안정성, 자본력 등의 부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에 힘입어 국내은행들은 글로벌 해외진출 노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은행들은 한국계 기업 진출이 많고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진출 활동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아시아 지역에서 기존 네트워크 확대·재편 및 네트워크 신설을 병행하되, 지속 성장세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적절한 규모의 M&A 또는 지분투자를 통해 진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살려 아시아 신흥국 부실채권 시장과 부실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 우리은행은 미얀마 현지은행인 UAB(United Amara Bank)와 상호 영업지원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투자 대비 성과가 불확실한 선진국으로 확대하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고 한국계 기업 진출이 많은 아시아 이머징 국가에 대한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진출한 일본, 베트남, 중국, 인도 등지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현지화에 주력하겠다는 것.
하나은행 역시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올해까지 중국, 홍콩, 베트남 등 7개국으로 구성된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하고 2015년까지 해외부분 비중을 그룹 총 자산의 10%, 순이익의 15%로 늘려 글로벌 톱50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