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 연구개발본부장 임명…전년비 10%↑
R&D 승진자, 전년 149명서 올해 182명 '껑충'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규모면에서 작년보다 10.6% 늘어난 대규모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안정'에 무게중심을 두고 '품질경영'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심화를 염두에 둔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7일 현대차 137명, 기아차 53명, 계열사 229명 등 총 419명 규모의 2014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14명 △전무 36명 △상무 75명 △이사 146명 △이사대우 144명 △수석연구위원 2명 △연구위원 2명이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승진 규모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통한 내실경영 확대에 주력하기 위해 전년(379명) 대비 10.6% 증가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김해진 현대차 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이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됐다. 승진 인사가 아닌 보직 인사로 구분되지만, 올 한해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았던 '품질 논란'을 의식한 인사로 풀이된다. 연구개발 부문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품질경영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수석연구위원도 배출됐다. 지난 2009년 처음 도입된 연구위원 제도는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연구에만 집중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에 연구개발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은 수석연구위원은 R&H1리서치랩장 박준홍 수석연구위원과 승용디젤엔진리서치랩장 지요한 수석연구위원 등 2명이다.
높은 성과를 이뤄낸 여성 임원에 대한 승진 인사도 있었다. 현대카드 CLM실장을 맡고 있는 이미영 이사는 그간 추진해 온 고객 마케팅 업무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현대라이프 마케팅실장을 맡고 있는 이주연 부장은 업무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이사대우로 승진 발령했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인사는 연구개발과 품질·영업·마케팅 등 그룹 핵심 부문의 승진자 비율이 전년보다 상향 조정됐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연구개발 및 기술부문 승진자 규모는 182명(43.4%)로, 지난해 149명(39.3%)에 비해 대폭 늘었다. 핵심 기술 경쟁력과 직결되는 R&D 부분의 승진이 크게 두드러진 셈이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차량 성능 개선과 품질 확보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친환경차·차량IT 등 미래 핵심기술 선점과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승진자 중 해외 생산 및 판매 부문 주재원도 전년 69명(18.2%)보다 증가한 82명(19.6%)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시장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초 역량을 강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조직운영을 위해 이사대우 승진자 144명 중 37명은 연차를 떠나 성과와 향후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발탁인사를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이번 인사는 해외 전략 시장 선점과 미래 신기술 우위 확보, 품질 및 브랜드 파워 향상이 그룹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요인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