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수요·수급호조로 변동성 적을 것"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채권시장이 19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내년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데 따른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호적인 수급상황과 중국 경기부진 등의 이슈가 채권시장의 충격을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전 10시50분 현재 3년만기 국채선물 6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12틱 하락한 105.74를 기록하고 있다. 10년만기 6월물도 40틱 하락한 112.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채권시장은 전일 옐런 의장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에 따른 영향으로 장기물 중심의 약세로 출발했다. 전일 FOMC(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된 뒤 6개월 이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첫 금리인상 시기는 고용 시장 상황 등 경제지표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16명 FOMC 위원 중 13명이 내년 중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FOMC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축소와 포워드가이던스(시장 선제안내)가 수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치 못하게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언급함에 따라 미국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전일 미국채 10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9.5bp 오른 2.772%를 기록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이던스가 사실상 폐지돼 정책적으로 불활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채시장은 정책 변화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5년 구간 이하인 단기와 중기 구간 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시장의 경우 저가매수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등 미 국채시장 만큼의 충격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급락에 따른 영향은 다음주까지만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저가 매수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며 장기물 대기수요도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미 국채시장에 대해서도 "테이퍼링이나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 요인인 만큼 미국채 매수를 유인할 것"이라며 "지난해 5월 테이퍼링이 시작되기 직전에는 금리가 안정된 만큼 미국 채권시장에도 1주일 정도로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도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은 계속 지켜봐야 할 이슈이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수급이 좋은 상태고 투자자 저변이 적은 만큼 금리변동성이 훨씬 적을 것"이라며 "또 중국 경기가 연착륙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도 금리 변동성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기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보다 중국 이슈에 더 민감한 상황으로 중국내 회사채와 신탁상품 디폴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 국내 금리상승은 미국에 비해 제한적"이라며 "이번 금리상승을 저가매수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준은 그동안 포워드가이던스의 지침으로 활용됐던 실업률 6.5%를 폐기하고 대신 다양한 경제적 자료를 광범위하게 검토해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