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3.9%, 하반기 4.0% 성장 전망
소비자물가 하향…"농산물·등록금 반영"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약세, 등록금 동결 등을 반영해 2.1%로 하향 조정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경제전망(수정)'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4.0%(상반기 3.9%, 하반기 4.0%)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1월)보다 0.2%p 상향 조정한 것으로, 내년에도 기존보다 0.2%p 상승한 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는 체감 경기와는 별개로 새 국제 기준을 적용한 데 따른 기술적 변화에 의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기자간담회에서 "전망치 상향 조정은 국민계정체계 개편, 기준년 변경 등 새로운 국제기준을 적용한 결과"라며 "성장세는 기존에 추정했던 것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향후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출증가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소득여건 및 기업 투자심리 개선으로 내수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수출(1.9%p)보다 내수(2.0%p)의 기여도가 더 높았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내수가 위축된 상황이었고 수출에 의해 성장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높았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3.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여건 및 소비심리개선에 힘입어 증가세를 유지하겠으나 가계부채 누증, 높은 전세가격 등은 소비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경기회복 및 정부의 규제완화 등으로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가 상반기 7.3%, 하반기 4.1%를 기록해 연간 5.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 국제 기준 적용에 따라 추가된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경우, R&D투자를 중심으로 올해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R&D투자는 IT 제조업 성장, 정부지원 확대 등으로 8%대의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건설투자는 수주 등 선행지표 부진, SOC예산 감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돼 연간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기존 전망(550억달러)보다 130억달러 확대된 68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가공무역 계상방법이 변경되고 재투자수익이 추가로 계상되는 등 국제수지 기준 개편에 따라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보다 0.2%p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은은 "지난 1분기 농산물가격 약세 장기화, 등록금 동결 등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며 "향후 물가경로는 농산물 가격 급등과 원자재 가격 추가 하락 등 상·하방리스크가 혼재돼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취업자수가 50만명(상반기 63만명, 하반기 38만명)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고 내년에는 45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3.2%, 고용률은 60.2%(OECD기준 65.3%)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