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가산동 현대아울렛 1호점 개장
연내 롯데아울렛 광명점 오픈 예정
신세계도 프리미엄 아울렛 유치
[서울파이낸스 임초롱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의 첫 도심형 아울렛인 현대아울렛 가산점이 문을 열면서 국내 유통 빅3 간 수도권 서남부 상권에서의 '아울렛 대회전(大會戰)'이 시작됐다.
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 가산디지털단지에 '현대아울렛 가산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 곳은 원래 ㈜한라가 운영하던 '하이힐아울렛'이 있던 자리로,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하이힐아울렛을 인수한 KTB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400억원을 출자한 뒤 이를 위탁운영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운영수수료는 영업이익의 10%를 받기로 했다.
현대아울렛이 들어선 가산동 일대는 터줏대감인 마리오아울렛과 W몰 등 중견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지난 2001년부터 형성된 패션 타운이다. 이들 말고도 한섬팩토리아울렛, 옛 제일모직이었던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과 파크랜드 등 유명 브랜드의 상설할인매장도 자리잡고 있어 지난해 기준 연간 약 8000억원 규모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유동인구는 주중에는 하루 평균 20만명, 주말엔 30만명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백화점을 운영해왔던 노하우와 입점 브랜드를 재편함으로써 빠른 시간 내에 지역 상권의 강자로 올라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아울렛만의 차별화된 상품기획과 서비스를 통해 개점 후 1년 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현대아울렛 가산점은 미샤, 오브제 등 90여개의 인기 브랜드를 새로 입점시켜 전체 입점 브랜드의 약 40%를 이 곳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윤규 현대아울렛 가산점장은 "젊은 고객이 선호하는 에잇세컨즈, LAP, 원더플레이스 등 SPA 브랜드와 듀엘, 톰보이 등 경쟁력을 갖춘 영캐주얼 브랜드 등이 대폭 강화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대아울렛 가산점은 상품군별 핵심 상품기획자(MD)도 대거 유치했다.
이에 기존 터줏대감 격인 마리오아울렛과 W몰 등은 현대아울렛 개장에 맞서 반격에 나섰다.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쇼핑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기존 고객들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마리오아울렛은 규모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지난해 9월 증축공사를 마치고 영업면적만 13만2000㎡(약 4만평)에 달하는 쇼핑 공간을 확충했다. 면적뿐 아니라 현대아울렛의 3배에 달하는 600여개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W몰도 매장 리뉴얼을 통해 편의 공간을 개선하고 상품군도 재조정했다. 또 충성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해 기존 카드 회원들을 지키는 데 총력전을 전개할 계획이다.
현대아울렛 가산점과 8㎞ 거리를 두고 있는 KTX 광명역에는 롯데백화점이 글로벌 가구공룡업체인 이케아(IKEA)와 함께 롯데아울렛 광명점을 올 연말 출범시킬 예정이다.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어 롯데아울렛이 개점할 경우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달 25일에는 신세계그룹의 아울렛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사이먼이 경기도 시흥시에 수도권 서남부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아울렛을 유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서남부 상권을 둘러싼 전쟁은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사이먼은 시흥시 배곧신도시 내 복합용지(약 14만㎡)에 파주와 여주 등의 프리미엄 아울렛과 유사한 서남부권 아울렛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흥시 배곧신도시는 가산 패션타운과 22㎞, KTX 광명역과 20㎞ 거리에 있어 각각 자동차로 40분, 25분 걸린다.
업계 관계자는 "가산동 패션 타운에 유통업계 강자인 현대백화점이 발을 들임과 동시에 롯데와 신세계 등이 가산동 패션 타운 인근에 아울렛을 출점하기로 함에 따라 고객 유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분간 수도권 서남부 상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아울렛 시장 규모는 약 8조4000억대로 추정된다. 이 중 롯데와 신세계가 벌어들이는 교외형 아울렛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1조6000억원으로, 나머지 약 7조원은 도심형 아울렛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