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금융당국을 사칭한 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애꿎은 '진짜' 금융감독원이 업무 과정에서 애를 먹고 있다. 불공정거래 등을 이유로 전화 조사를 진행할 경우 피싱사기로 오해한 조사대상자가 전화를 끊어버리는 웃지못할 일이 반복되고 있다.

2일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이 나를 협박한다'는 내용의 민원이 종종 접수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민원의 경우 금감원의 정식 조사에 따른 오해가 발단이 됐다는 설명이다. 

통상 자본시장국 조사역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증권거래 내역을 살펴보고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의심이 갈 경우, 조사대상자에게 유선상 간단한 문답을 하거나 금감원 출석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기관이나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조사대상자들이 "금감원 누구누구"라고 밝히는 전화를 모두 피싱 사기로 오해하고 끊어버린다는 것.

결국 금감원 조사역들은 유선 조사를 포기하고 대부분을 금감원 출석 요구서로 대신하고 있다. 해당 출석 요구서에는 자본시장법상 출석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과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간다.

자본시장조사국 관계자는 "절차상 전화로 이야기가 안 되면 출석 요구서를 보낼 수밖에 없는데 조사대상자들은 겁박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무작정 전화를 끊기보다 이야기를 들어야 번거로운 일을 피할수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