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대졸공채 출신 대거 승진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그룹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여성 임원 승진내정자를 발표했다.
삼성은 4일 오전 부사장 42명, 전무 58명, 상무 253명 등 총 353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전체 승진 내정자의 4%에 해당한다.
삼성은 여성 인력의 임원 승진 비율이 비교적 높은 기업에 속한다. 국내 10대 대기업 등기임원 5699명(2014년 3월 기준)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1.65%에 불과하다.
여성의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 2013년 12명(신임 10명)에서 지난해 15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임원 승진자는 14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역시 신경영 출범 초기(1992년부터 1994년) 대졸 공채를 통해 입사한 여성 인력들이 신임 임원으로 승진됐다. 삼성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여성 대졸 공개채용을 시작한 바 있다.
1994년 여성 대졸공채 출신인 박정선 삼성전자 부장, 박진영 삼성전자 부장, 정연정 삼성SDS 부장 모두 상무로 승진했다.
박정선 부장은 경영관리 전문가로 재무시스템 구축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무선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올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승진 규모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승진해 눈길을 끈다.
박진영 부장은 반도체 설비구매 전문가로 설비 투자비용 절감과 설비사양 표준화를 주도했다. 삼성은 박 부장에 대해 "삼성 반도체 사업의 1류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삼성SDS의 정연정 부장은 IT 시스템 전문가로 고객사 핵심 시스템과 재해복구 시스템을 적기에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고객 신뢰에 기반한 회사 성장에 기여해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이 외에도 외국에서 근무하는 여성 인력에 대한 승진 소식도 이어졌다. 상무로 승진한 박형윤 삼성중공업 부장은 중공업 최초의 여성 임원으로 런던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세계 최초 초대형 에탄운반선 수주 등 신시장을 개척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활약 중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이다.
해외 현지 인력 중 최초로 여성 본사임원으로 선임된 중국본사 장단단 부총경리도 눈길을 끈다. 장단단 부총경리는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면서 해외 현지 여성인력의 임원 승진의 첫 사례로 기록됐다.
장단단 부총경리는 중국 본사에서 대외협력 및 기획업무를 맡고 있다. 삼성은 "중국 현지시장을 개척하고 회사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공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이번 2015년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다. 조만간 각 계열사별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