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0일 '제4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서 논의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정부가 상호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한다. 특히 토지 및 상가 등 비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적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규제할 방침이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정찬우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상호금융 관계기관 합동 '제4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은 방안이 논의됐다.
우선 정부는 상호금융권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합리화 기조를 기존대로 유지하되, 수신·대출이 급증한 조합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검사를 집중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가계대출액은 올해 9월말 210조3000억원으로 2008년 117조3000억원에서 두배 가량 늘었고, 가계대출 증가율은 9월 기준 11.3%로 은행(6.2%)을 추월했다.
상호금융(지역 농·축·수협 및 산림조합)의 9월 기준 대출 잔고는 전년 동기대비 8.8% 늘어난 13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의 대출잔액은 24조9000억원, 46조4000억원으로 각각 13.5%, 16% 증가했다.
특히 상호금융권은 지난 8월 LTV·DTI 규제비율이 일원화하면서 은행으로 가계대출이 몰리자 여유자금을 LTV·DTI 규제를 받지 않는 상가·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로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토지나 상가를 담보로 한 비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실태조사를 통해 LTV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신용대출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해 조합원 중심의 '관계형 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에는 다소 미흡하다"고 말했다.
또한 상호금융에 적용되는 예탁금 비과세 혜택은 2016년 5%, 2017년 이후 9%로 과세전환 후 폐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출을 위해 신협, 농축협에 가입하는 사례를 줄인다는 의도다.
이자와 원금을 일정하게 갚는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은 현재 2.5%에서 2017년말까지 15%로 높인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규정 이상의 대출이 나가지 않도록 동일인 대출한도를 도입한다.
자산을 높게 평가해 대출액을 늘리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조합별 실태조사를 통해 담보평가의 적정성 제고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1분기중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기로 했다.
상가·토지 담보대출에는 LTV 적용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다. 지역별·담보종류별 경매낙찰가율 등을 감안해 기본한도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상가·토지담보대출을 기업대출로 분류해 40% 정도의 LTV를 적용하나 상호금융권은 이를 70~80%까지 인정하는 사례가 많아 부실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공신력있는 외부 감정평가법인이 부동산 담보가치 평가의 적정 여부를 사후에 심사하는 방안을 시범 운용할 예정이다. 이달 중 신협의 특성을 반영해 조합원 중심의 신용대출이 활성화되도록 여신심사모형을 개선하고 내년중 농·수·산림조합과 새마을금고도 이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개별조합에 대한 점검을 확대하기 위해 금감원의 상호금융검사 인력과 예산을 늘리고 상호금융중앙회에도 자체 검사·감독 인력을 강화토록 독려할 방침이다. 또한 조기경보시스템(EWS) 점검과 테마조사, 공동검사 등을 병행해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