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브랜드 론칭 및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홈쇼핑업체들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패션 사업 강화에 나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에서 패션 부문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4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패션이 주력사업으로 꼽히면서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단독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고가의 명품과 저가의 SPA(제조·유통 일괄화) 브랜드로 양극화된 패션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나 고급 브랜드의 고품질 상품을 홈쇼핑을 통해 저가에 내놔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기존의 40~50대를 공략하던 홈쇼핑이 모바일커머스 진출 이후 20~30대로 소비자층을 넓히기 위한 유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CJ오쇼핑, 첫 방송 1시간 만에 10억원 달성
CJ오쇼핑은 젊은 감각의 브랜드 '스티브제이앤요니피'(스티브J&요니P)를 보유한 정혁서·배승연 디자이너와 함께 의류 브랜드 '스티브요니 스튜디오'를 론칭했다.
스티브요니 스튜디오는 지난 1일 첫 방송에서 양가죽 자켓 '요니 래더 트렌치'와 니트 가디건 세트를 선보여 한시간만에 매출 10억원 달성했다. 이날 CJ오쇼핑은 구매 고객에 한해 '블랙 클러치'를 사은품으로 증정하기도 했다.
스티브요니 스튜디오는 기존 홈쇼핑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키치(Kitch) 컨셉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화려한 디자인과 스타일을 바탕으로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 하반기에는 신발까지 라인을 확장해 의류와 잡화 등의 '토탈 코디네이션 패션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계획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25~35세의 고객층 확대를 위해 신선하고 트렌디한 패션 감각을 지닌 두 디자이너와 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CJ오쇼핑의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은 지난 2001년부터 이어져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송지오 디자이너의 '지오송지오'가 인기를 끌며 주문금액 기준 71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의 '지에티튜드', 크리스한 디자이너의 '코발트바이 크리스한' 등의 20여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지난해 주문금액 2000억원을 넘겼다.
◇ 롯데홈쇼핑, 글로벌 브랜드 독점 론칭
롯데홈쇼핑은 국내 브랜드뿐만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독점 론칭으로 패션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 론칭을 통해 20~30대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8일 '샹티(CHANTY)', '조르쥬 레쉬(GEORGES RECH)', '페스포우(PESPOW)'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봄·여름 신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조르쥬 레쉬의 봄·여름 시즌 신상품 '트위드 세트'는 캐주얼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살렸다는 평이다. 조르쥬 레쉬는 지난해 8월 론칭 이후 약 4개월 동안 주문금액 550억원을 넘긴 브랜드이기도 하다.
또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단독 입점한 JJ지코트·컬쳐콜·르샵·쉬즈미스 등 고급 백화점 브랜드들을 육성하고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기존의 고급 패션 유통 채널의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올해 5개 이상의 백화점 브랜드를 신규 론칭 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패션영역 강화 방안으로 해당 분야 경력 10년 이상의 인재들을 영입하고 다니엘헤니, 송윤아, 야노시호 등의 스타급 모델을 발탁해 마케팅 부분에도 힘쓰고 있다.
◇ GS샵·현대홈쇼핑, 국내 패션기업과의 협업
GS샵은 신세계그룹의 패션 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협업해 홈쇼핑 전용 여성의류 브랜드 '에디티드'를 선보였다.
에디티드는 유행에 민감한 30~40대 여성을 겨냥한 브랜드로 지난달 25일 첫 방송을 통해 '알렉산더 재킷'과 야상 느낌의 '이자벨 트렌치' 코트를 판매했다. 두 제품 각각 16만9000원으로 이날 방송을 통해 약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측은 국내외 40여개의 브랜드를 운영해온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디자인과 의류제작을 담당하고, GS샵이 TV·모바일·인터넷쇼핑몰 등의 판매채널을 담당해 브랜드를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도 고가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패션기업 한섬과 함께 올 하반기 새 여성의류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섬은 타임과 마인, 시스템 등의 자체 여성복 브랜드와 랑방·끌로에·발리 등의 수입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로 홈쇼핑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