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판매자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보험사와 보험계약자로부터 독립적 지위를 유지하는 '보험상품중개업'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은 8일 중소기업중앙회 대연회실에서 '보험판매채널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판매채널의 건전화를 도모하고 판매자의 책임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주제 발표자인 황진태 대구대학교 교수는 미성숙한 모집관행의 근본원인은 △전문성과 도덕성이 부족한 보험대리점의 난립 △보험회사의 통제권 부재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성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보험대리점 채널 도입 당시엔 보험계약자의 편익증진, 채널의 대형화·전문화, 판매방식의 선진화가 기대됐지만 실상은 재무설계 기능 부재, 선지급 수수료 확대, 부당승환·경유계약 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황 교수는 '보험유통채널 구조변경' 과 '영업행위규제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유통채널 구조변경은 '법인' 보험 대리점 및 '법인' 보험 중개사가 일정요건을 충족 시켰을 경우 '보험상품중개업자'로 의무 전환해 금융사 지위를 부여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보험상품중개업자는 보험상품 판매과정에서 발생하는 1차적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며 배상자력 확보를 위해 손해배상책임보험을 의무 가입 해야한다. 기존의 개인대리점 및 중개사의 경우 현행제도를 유지한다.
다만 황 교수는 이 과정에서 전문성에 기반 한 보험상품중개업의 업무는 구분돼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의 중첩 시 자칫 기존 보험대리점의 비전문분야에 해당하는 업무영위로 불완전 판매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중개사는 국가및 지자체, 한국은행, 금융사, 주권 상장법인등의 전문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보험대리점은 전문보험계약자를 제외한 나머지를 대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것. 단, 이해상충방지를 위해 이들 간 임직원 겸직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영업행위규제 강화는 보험판매채널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모집수수료와 부당승환 계약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보험설계사의 불공정 위법행위 규율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황 교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당승환계약 의심은 현행 1개월 이내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강화해 6개월 이내 까지 확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설계사의 보험료 및 고지 수령권에 대해 사전 설명을 명확히 하고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설계사의 소속을 분명히 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판매채널의 모집수수료 명시를 의무화하고 보험대리점 위탁계약서상 모집수수료 수준을 초과해서 요구할 경우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우리(보험업계)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며 '어떻게' 나아갈 것이냐의 합의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판매채널 제도 개선에 대해 일단 씨앗을 뿌려야 하며 큰 방향성을 가져갈 수 있는 그림을 공론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