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비율 31.1%…2005년 1분기 이후 최저
대외채권 6818억달러…전년말比 28억달러 늘어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국의 단기외채비율이 지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최근 10년 내 가장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 진 채무는 지난해 하반기 감소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외국에 빌려준 돈(대외채권)이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면서 대외지급능력이 안정화되고 있는 셈이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지난 지난해말 31.7%에서 올 1분기 31.1%로 소폭 개선됐다. 이는 지난 2005년 1분기(29.8%)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 3분기말 79.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수치다.
유병훈 한국은행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외채 비율이 개선되면서 수출입결제 대금 부족이나 외화 유동성 문제 등에 대한 단기 지급 대처 능력이 개선된 것"이라며 "외환 위기가 초래될 경우 긴급하게 투입할 자산의 여력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3월말 대외채권 잔액은 전년말(6789억달러)대비 28억달러 증가한 6818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만기별로 보면 단기대외채권은 9억달러 감소한 5179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장기 대외채권은 38억달러 증가한 1639억달러였다.
기관별로는 일반정부의 대외채권이 239억달러로 6억달러 늘었다. 예금취급기관과 중앙은행의 대외채권은 각각 22억달러, 8억달러 줄어든 1601억달러, 3632억달러를 기록했고, 준비자산 채권도 8억달러 감소한 3628억달러였다. 기타부문의 경우 해외 예치금이 크게 늘면서 53억달러 증가한 1345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무의 경우 전년말대비 65억달러 감소한 4189억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9월말 4341억원, 2014년말 4254억원에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단기외채(1128억달러)는 은행의 현금 및 예금 감소 등으로 25억달러 줄었고, 장기외채(3061억달러)는 은행의 해외발행채권 상환으로 40억달러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외국인의 국고채투자가 늘면서 일반정부의 대외채무 잔액이 34억달러 증가한 686억달러를 기록했고, 예금취급기관은 7억달러 늘어난 1867억달러였다. 중앙은행은 외국인 채권투자가 줄면서 19억달러 줄어든 361억달러였다. 기타부문은 86억달러 감소한 127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유 팀장은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 과정에서 관계기업간의 차입금, 상품수입무역신용이 24억달러 감소한 점이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특히 올 3월말 기준 순국제투자잔액은 전년말(819억달러)대비 14억달러 줄어든 805억달러를 기록했다. 순국제투자액은 대외투자에서 외국인 투자를 차감한 수치로, 지난 2007년 9월말 2139억달러 적자에서 지난 2012년말 944억달러 적자, 2013년말 372억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통계편제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보다 대외투자가 늘면서 대외에 갚을 돈보다 받을 돈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3월말 기준 대외투자 잔액은 1조1041억달러로 전년말대비 239억달러 늘었다. 주식(지분증권) 92억달러, 채권(부채성증권) 22억달러 등 증권투자와 파생금융상품투자(71억달러), 해외직접투자(35억달러) 등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외국인 투자 잔액의 경우 전년말대비 253억달러 증가한 1조236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주가 상승으로 인해 증권투자 잔액이 212억달러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같은 기간 파생금융상품 투자도 61억달러 늘었지만, 직접투자는 9억달러 증가에 그쳤고 채권(부채성증권)투자는 10억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