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중단·자본통제…'그리스 사태' 최악으로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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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초읽기…국민투표, '그렉시트' 분수령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그리스 정부가 은행 영업중단과 자본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따라 구제금융 협상 결렬-채무 불이행(디폴트)-'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8일(현지시간) TV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그리스 정부가 요구한 구제금융 단기 연장안이 거부됐다"면서 "이런 결정이 그리스 은행들의 가용 유동성을 제한하는 유럽중앙은행(ECB) 결정으로 이어졌고, 또한 그리스 중앙은행이 은행 영업중단과 자본통제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예금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국민들에게 차분한 태도를 호소했지만 은행 영업중단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러면서 그리스 정부가 요청한 구제금융 단기 연장안에 대한 답변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는 다음달 5일까지 기존 구제금융을 연장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리스는 6월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 15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 금융안정위원회는 은행 영업일 기준 6일간 영업중단을 권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리스 아테네 증시도 29일 휴장한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시행되는 7월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의 구제금융 종료일은 6월30일이라고 확인하면서 그리스의 제안을 거부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27일 새벽 국민투표 실시를 전격 선언하면서 주말 동안 고객들이 예금을 찾으러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대거 몰려들면서 예금인출 사태(뱅크런)가 빚어졌다.

그리스 은행들은 그리스 정부와 국제채권단 간 구제금융 협상 국면에서 ECB의 ELA에 의존해왔고 ECB는 그동안 그리스 은행들의 한도 증액 요구를 받아들여 왔다. 때문에 그리스의 은행 영업중단 조치는 사실상 그리스 국가 경제가 마비 상태에 빠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가 오는 6월30일 국제통화기금(IMF) 채무를 갚을지는 불확실하다. 치프라스 총리가 유로존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 단기 연장안을 계속 요구하는 점에 미뤄보면 그리스 정부가 이를 갚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IMF가 민간 채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스가 곧바로 공식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채무상환 능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그리스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디폴트는 시간 문제다.

그리스 정부가 IMF 채무를 갚더라도 국제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을 완전히 마무리하지 않는 한 상황이 크게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EU, ECB, 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로 불리는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 정부와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하려 해도 7월5일 예정된 국민투표에 발목이 잡혀 있다. 결국 그리스 사태는 7월 5일로 예정된 그리스 국민투표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4∼26일 카파 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채권단의 방안에 찬성하는 의견이 47.2%, 반대는 33.0%로 각각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67.8%가 유로존 잔류를 원한다고 답한 반면 그렉시트를 바란다는 응답자는 25.2%에 불과했다. 반대로 협상안 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행보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치프라스 총리는 유럽중앙은행이나 다른 세력이 국민투표 절차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투표 실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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