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핵심 광고회사…IPO서 투자매력 어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이 내달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지난 2005년 5월에 설립된 이노션은 현대차, 기아차라는 안정적인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시장)을 기반으로 초석을 다졌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노션은 내달 1~2일 진행되는 수요예측 결과를 기반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후, 8일과 9일 양일간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예정가는 6만4000원~7만1000원이며,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 중 이노션의 공모 희망가(6만4000~7만1000원)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낮게 책정됐다며 그간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노션의 PER(주가수익비율)은 공모가 하단 기준 17.9배로, 유사기업인 제일기획의 지난해 PER(23.7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할인율도 12%~21%로 다소 높게 책정됐다.
이는 그간 현대차의 실적 악화와 더불어 광고업황의 전반적인 부진 등이 겹침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최근 제일기획의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도 이노션의 IPO 흥행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KB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광고 시장 성장의 더딘 회복과 기대보다 낮은 갤럭시S6 판매량으로 최근 주가 조정을 받은 제일기획의 경우, 중국과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점진적인 밸류에이션 회복이 예상된다"며 "제일기획의 밸류에이션이 회복될 경우 이노션의 저평가 매력도 부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이노션은 여의도에서 진행된 IPO(기업공개)를 통해 "국내 대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업으로 ATL과 BTL 분야에서 모두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또 최근 전세계 17개국의 광고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글로벌 광고회사로의 확보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어필했다.
정부의 지속적인 광고시장 규제 완화로 수익성이 제고될 것이라며 기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2012년 민영 미디어렙 도입으로 기존 코바코의 독점 체제 대비 미디어렙 간 경쟁이 강화됨에 따라 광고대행사 수수료율이 점진적 인상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분율이 구주 매출을 통해 60%에서 39%로 낮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상장이 마무리되면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분율이 29.99%로 낮아져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정 부회장의 지분이 전량 매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2% 남긴 것에 대해서 의아해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선 정 부회장의 지분을 일부 남김으로써 계열사 광고물량을 유지할 것이라는 인식을 투자자에게 심어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날 윤석훈 이노션 상무는 "이번 IPO를 통해 정 부회장의 지분이 100% 매각될 수 있었는데, 2% 남긴 것은 향후 이노션의 성장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노션의 취급고는 지난해 들어서 3조6080억원으로 전년(3조7190원)보다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회사 측은 "현대, 기아차가 엔화 약세 등 환율 쇼크로 인해 광고 집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상무는 "하지만 최근 중국 지역을 필두로 해서 멕시코 2공장 증설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1000만대 생산 판매 역량을 늘릴 예정"이라며 "배당 광고비가 일정하다고 하면 20% 업사이드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IPO를 통해 신규 자금으로 유입되는 1000억원에 대해서는 해외시장 확대 및 M&A 대상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했다. 윤 상무는 "지난 10여 년간 현대, 기아차의 마케팅 서비스에 주력했다면, 향후 10년은 외부로 눈을 돌려서 성장을 도모할 것이다. 또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되면 매력적인 M&A 대상으로 접근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용 용도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계획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증권가에서도 이미 포화시장인 국내 광고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취급고와 비계열사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이노션은 지난 2005년 인도법인을 시작으로 미주, 유럽, 중국, 신흥시장 등으로 거점을 확대해 현재 17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터키항공, 엔알지 에너지,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 등의 해외 광고주를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