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형 ETN' 도입 추진…"상품 일부만 상장"
가격 투명성 제고…"상환 조건 등 과제 산적"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ELS(주가연계증권) 상장을 통한 장내화 상품인 'ELS형 ETN(상장지수증권)'이 이르면 연내 도입될 예정이다. 장외거래 상품인 ELS가 장내 시장으로 들어올 경우 안정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조기상환 구조, 옵션이론가 산정, 지표가치 산출 등의 문제가 여전해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ELS와 같은 방식의 지수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한 ETN을 만드는 'ELS형 ETN'을 도입키로 했다.
상품 모델에 대해서는 '단순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일부 ELS 상품에 대해서만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즉 100% 원금 손실부터 '스탭다운형'과 같은 복잡한 구조, 낙인 조건 등 시장에서 우려했던 부분은 최소화하고 지수형으로 한정시킨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ELS가 상장될 경우 중도환매가격에 대한 투명성이 제고돼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LS는 옵션형 상품이다 보니 중도환매할 때 기준가가 불리하게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또 환매하는 데만 2~3일이나 걸리기 때문에 여기서 지수가 추가로 하락한다면 투자자들의 손에 원금이 얼마나 쥐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간 ELS를 중도환매할 때 이 가격에 대한 투명성에 대해서 시장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며 "때문에 ELS가 장내로 들어오게 되면 중도환매가 필요한 투자자의 경우 환매리스크 없이 시장에서 매도해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LS가 점차 대중화되고 국민 제태크로 자리잡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여전히 ELS의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고 원금 손실 염려가 커, 여전히 고위험 투자군에 속한 상황"이라며 "때문에 좀더 단순화시키면서 안정성을 꾀하는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불릴 만한 수익모델을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ELS가 장내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할 난제가 많다는 게 업계측 설명이다. 특히, 투자기간을 중요시 하는 ELS 상품특성상 조기상환 구조를 어떤식으로 도입할 지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크다는 지적이다.
이날 A증권사 관계자는 "조기상환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성향의 ELS투자자들의 경우에는 단순히 지수나 종목형이 아닌 쿠폰(수익률)이 제시하는 가격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도 많은데, 거래소가 이 같은 ELS 구조를 어떻게 해결할지 미지수"라며 "또 조기상환구조가 복잡하다 생각해서 만일 없애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몰릴지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된 ELS 상품에 포함된 다양한 구조의 옵션의 이론가를 어떻게 산정할 것이냐는 문제도 해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내옵션의 이론가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구조라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이를 투자자에게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ELS가 상장되면 실제 가치를 정확히 반영해야 하는데, 이 같은 문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한 증권사 상품개발팀 팀장은 "그간 ELS는 종가 기준으로 평가가격을 반영했는데, 상장돼 거래된다면 가격이 계속 바뀌는 지표가치를 새로 산출해야한다"며 "또 이 같은 지표가치는 세심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도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는 ELS의 안정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을 하는 것인 만큼 외부기관이 맡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거래소 측은 "기술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며 "업계에서 우려하는 문제들을 증권사와 금융당국, 시장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