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해외진출, M&A·핀테크 활용 필요"
"자산운용사 해외진출, M&A·핀테크 활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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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자산운용산업 국제화 과제' 세미나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해외 진출을 위해선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합병(M&A)이나 핀테크를 활용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산업 국제화: 방향과 과제' 세미나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진출이 부진한 데 대한 분석과 해외진출을 위한 정책적인 제언 등이 쏟아졌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사 중 해외로 진출한 운용사는 12개사로 지점형식으로 진출한 곳은 9개사에 그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자산운용호사들의 전체 운용자산 중 해외고객 비중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하면 2.92%, 해당 자산 운용사를 제외하면 0.9%까지 떨어진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이나 증권사 대비 자산운용사의 ROE가 높은 만큼 해외진출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해외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기에 자본금이 부족하다"며 "규제 측면은 많이 해소가 됐지만 해외진출할 때 판매하는 펀드는 회사형 펀드로 국내 법인과 동일하게 취급돼 관련 규제가 계속 있다는 점도 해외진출을 망설일 수 밖에 없는 측면"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진출 방안으로는 그린필드 진출, 해외운용사 인수 등이 거론됐지만 소매고객 위주로의 해외진출은 성공을 거두더라도 자리잡는 데 시간이 오래 소요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외국계자산운용사의 사례를 보더라도 고액자산가 위주로 하거나 진출하는 나라의 운용사를 사들인 사례가 많았다.

이에 학계에서는 자산운용업계가 핀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석근 서강대 석좌교수는 "온라인 어드바이저를 제공하는 식으로 언어장벽을 해결하고 더 빠른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되고 대안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품개발 역량에 대해서도 많이 준비해야 될 것"이라며 "아웃바운드로 나가서 해외상품을 사는 식으로 인바운드로 끌어들이는 쪽으로 하고, 해외의 다른 운용사와 함께 공동 브랜딩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업계는 그간의 해외진출 경험을 들어 애로사항을 제기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은 "10여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트렉레코드를 쌓고 운용을 정비해서 기관을 통해 인정을 받았다"며 "아직 미진하지만 그간 해외진출에 7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던 만큼 추후 결실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증권이나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회사는 해외진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증권이나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회사는 매년 발생하는 이익을 모회사 배당 통해 떼어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장기적으로 비즈니스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미래에셋그룹은 운용사가 그룹의 정점에 있어서 운용사 중심의 해외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이익은 배당하지 않고 해외비즈니스에 사용돼왔다"고 설명했다.

이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도 "국내 고객들을 위해 해외에 투자하다 보니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선 커버가 되는 듯 하다"며 "선진국이나 글로벌 진출 관련해서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는 펀드 수출은 어렵고, 해외 운용사를 인수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업은 독특한 운용문화나 철학을 유지해줘야 하는 만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민연금이나 연기금 등도 해외투자를 꾸준하게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태영 국민연금 기금정책분석실장도 "10년전부터 장기적으로 해외투자를 확대해 2030년 유동성이 필요할 때 해외 자금 매각하는 측면을 고려하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 해외투자가 주춤하긴 했지만 여러 측면에서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외환이나 세제 담당 쪽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진출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핀테크를 통해 글로벌하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온라인 자문업계도 그런 이슈에 놓여있다"며 "금융계열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독립된 자산운용사에서부터 확산돼 나가면 좋을 것 같고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도 필요할 듯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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