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3' 출시 2012년 501명→294명…40% '뚝'
[서울파이낸스 박진형기자] 삼성 임원 인사 규모가 올해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회복세가 인사 규모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은 4일 201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 등 총 294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확정·발표했다.
이번 임원인사 규모는 2015년 인사 규모보다 16%(59명)이나 적은 수치이며 지난 2009년 247명 이후 최저치다. 삼성은 승진자가 501명이었던 2012년 임원 인사 이후 2013년 485명, 2014년 476명, 2015년 353명을 기록하며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2012년은 삼성전자가 5000만대 이상을 팔아치운 '갤럭시S3'를 출시한 해로 29조49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시기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이듬해 7000만대 이상 팔린 '갤럭시S4'의 영향으로 36조785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4년 25조251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해 연말 단행된 2015년 임원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승진자는 전년 227명보다 27%(62명) 줄어든 165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2016년 삼성전자 임원 승진자는 부사장 14명, 전무 30명, 상무 91명 등 총 135명으로 전년 대비 18%(30명) 감소했다. 삼성그룹 전체 임원 승진자의 감소분 59명에서 삼성전자의 감소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50.8%에 달한다.
일단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0조2707억원으로, 증권가에서 내놓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6조6000억원을 더할 경우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출시한 '갤럭시S6', '갤럭시6S 엣지', '갤럭시노트5', '갤럭시6S 엣지 플러스'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기대이상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
다만 삼성은 임원 인사가 축소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발탁 승진의 기회를 줘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발탁 인사는 부사장 5명, 전무 15명, 상무 24명 등 총 44명이다. 이 가운데 2년 대발탁 승진자 7명 가운데 5명은 삼성전자 직원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반도체 관련 인력의 약진이 눈에 띈다. 생산 자동화 전문가인 김학래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 자동화기술팀장 상무는 휴대전화 글래스와 메탈 케이스 공정 개선을 주도해 제조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전무로 승진했다. 배광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기술개발그룹장 부장도 갤럭시S6 엣지, 갤럭시노트5 베젤 축소 등 전략과제 선행기구 개발에서 성과를 거둬 상무 직함을 달게 됐다.
반도체 분야에선 세계 최초 14나노 FinFET 공정개발과 양산을 주도한 심상필 삼성전자 S.LSI제조센터 미국 SAS법인 상무는 전무로, 세계 최초 14나노 낸드 플래시 개발에 기여한 김후성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E팀 PL 부장은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이외에도 김강태 삼성전자 부장, 정연재 삼성생명 부장, 김정욱 삼성물산 부장도 각각 2년 발탁 승진했다.
개발분야 최초의 여성 부사장 승진자도 나왔다. 주인공은 김유미 삼성SDI 소형전지사업부 개발실장 전무다. 그는 소형전지부터 중대형까지 포괄하는 전지 개발 전문가로 소형 및 자동차전지 수주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삼성은 김 신임 부사장의 승진이 여성 엔지니어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30대 직원 중 상무로 선임된 인원은 없었다. 삼성은 2015년 2명, 2014년 1명, 2013년 4명의 30대 임원을 배출한 바 있다.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는 각사별로 다음 주에 발표할 것이라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