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올해 백화점업계는 지속된 소비심리 악화로 울며 겨자먹기식 '연중 세일'로 한 해를 버텼다. 그나마 정부 주도로 올해 첫 시행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효과가 메르스 사태로 신음하던 업계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 '코리아 블프' 이후 세일 피로감↑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들은 1월에 신년세일을 포함해 4월, 7월, 10월, 12월 등 정기세일을 총 5번 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올해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대규모 출장세일, 떨이세일 등을 벌이며 365일 가운데 100여 일동안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일산 킨텍스 전시장과 코엑스 전시관을 빌려 대규모 물량을 투입하는 등 집객을 위한 출장세일에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같은 세일 효과는 기대에 못미쳤고 보다 못한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벌이면서 오랜만에 두자릿수 성장을 꾀했다. 하지만 블프데이가 끝나고 한 달만에 민간주도로 진행된 'K세일'에서는 세일 피로감으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같은 '제 살 깎기'식 세일에도 불구하고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했다. 연말 매출은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달 14일까지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데 그치고, 신세계백화점은 4.8%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이달 13일까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에 머물렀다.
◇ "공격 앞으로"…내년 출점 경쟁 본격화
올 한해 힘든 시기를 보낸 백화점업계는 다가오는 2016년 아울렛과 백화점 신규 출점으로 실적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벌써부터 백화점 순위 다툼이 치열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백화점 대신 아울렛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신규 출점이 대거 예정돼 있다. 롯데는 내년 하반기 롯데아울렛 진주점(2016년 7월)과 롯데아울렛 남악점(2016년 연말) 등 도심형 아울렛 2개점과 상반기 중 팩토리아울렛 2개점을 추가로 오픈한다.
또한 현대도 내년 상반기 중 도심형 아울렛인 현대아울렛 가든파이브점(가칭)과 인천 송도신도시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현대아울렛 동대문점(가칭)등 총 3개 아울렛 출점이 계획돼 있다.
업계 3위인 신세계백화점은 그간 미뤄왔던 백화점 신규 출점에 힘을 쏟는다. 먼저 내년 2월 강남점(2만1300평) 신관 5개층(5300평)의 증축 및 리뉴얼 완료를 목표로 부산에 센텀시티점 B관 오픈, 내년 8월 오픈 예정인 김해점, 교외형 복합쇼핑몰인 하남 유니온스퀘어와 12월 대구점을 끝으로 출점에 박차를 가한다. AK플라자와 한화갤러리아도 대규모 신규 출점과 매장 리뉴얼로 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프라인 유통업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백화점업계는 내년 '옴니채널'과 '페이서비스'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롯데와 한화갤러리아는 이미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수령해 가는 '스마트픽'과 '픽업@스터어'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신세계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창고형할인점 등 각각 나눠져 있던 그룹 계열사 쇼핑몰을 'SSG닷컴'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온라인 유통업계에 대비한 '페이전쟁'도 내년에는 점점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L페이, 현대백화점은 H월렛, 신세계백화점은 SSG페이를 선보여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