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정신건강…"50대 정신력" vs "치매의심"
신격호 정신건강…"50대 정신력" vs "치매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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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참석한 후 휠체어를 타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격호-신정숙 측, 법정서 상반된 주장 펼쳐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올해로 94세를 맞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여부에 대해 3일 성년후견인 첫 심리가 열린 가운데, 상반된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향후 법원의 판단이 어느쪽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날 신 총괄회장은 당초 법원에 불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을 깨고 법원에 직접 참석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본인이 직접 나와 진술하는 모습을 보여 객관적인 판단을 받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신 총괄회장은 오후 3시 45분경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직접 출석해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며 "내가 왜 나의 판단력 때문에 여기까지 나와서 이런 일을 해야하느냐"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는 심리가 끝난 후 "신체 감정도 공식적인 병원을 통해 다 받은 다음에 그 상태에서 정확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며 "오늘 출석해서 진술했으니 신체 감정 절차까지 거치면 5∼6개월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시간 가량의 심리를 마치고 법정 밖으로 나온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에 의지한 채 차량으로 이동해 법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성년후견인 심리를 신청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는 여전히 신 총괄회장의 판단 능력을 의심했다.

신정숙 씨의 법률 대리인으로 참석한 이현곤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평범하지 않은, 예전과 다른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에 더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며 "(신 총괄회장이)치매 증상이 온 것으로 보였고 재판부도 치매 감정 절차를 병원에 의뢰해서 밟아야 하는 사안으로 봤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날 첫 심리가 비공개로 진행된 만큼 양 측에서 어떤 질문이 오고갔는지 드러나지 않아 향후 법원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와 '없다' 등 어느쪽으로 판단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 그간 '아버지가 나를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해왔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반면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결정되면 공식적으로 아버지의 지지를 받아온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된다. 반대로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 '원톱'으로써 자리를 굳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날 신정숙 씨가 성년후견인 대상으로 지목해 출석 요구를 받은 신동주·동빈 형제는 심리에 출석하지 않았다. 2차 심리는 다음달 9일 오전 10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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