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2차 심리가 끝난 가운데,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을 담당할 기관이 서울대병원으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오는 4월 말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감정을 받는다.
서울가정법원 재판부는 9일 오전 10시 열린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건과 관련한 두 번째 심리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주장한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서울대병원을, 정신건강에 문제를 제기한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 측은 삼성서울병원을 각각 정신감정 기관으로 신청했다.
이 날 법원 결과는 결국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뜻대로 됐다.
다만, 감정방식에 대해 신 전 부회장 측은 출장감정으로, 신정숙 씨 측은 입원감정으로 양 측이 대립되는 주장을 펼쳤지만, 합의 끝에 '입원감정'으로 결정했다.
법원 심리가 끝난 후 신 전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 김수창 변호사는 "감정병원은 일단 우리쪽에서 희망한대로 서울대병원으로 정해졌다"며 "서울대병원은 공신력 측면에서 따라갈 곳이 없다. 그 점을 가장 중요하게 참작한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감정방식은 재판장의 철저하고 객관적 필요성 때문에 입원감정이어야해서 (결과에)수용한다"며 "4월 말까지 입원을 하면 그때부터 감정절차가 진행된다. 감정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병원측과 협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숙 씨 측 법률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감정 이뤄질걸로 기대한다"며 "서울대병원에서 특별히 나중에 문제 될만한 감정 이뤄질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단 신뢰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2주의 감정기간은 병원에서 정하는데 보통은 2주정도 걸리는 걸로 알고있다"며 "감정실시는 4월에 하고 5월이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감정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3일 기일을 한 번 더 갖는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향후 입원감정을 할때 일상생활을 도울 수 있는 인력의 배치나 면회 등에 대해 세부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이달 23일에 기일을 한번 더 갖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감정 당시의 세세한 절차와 방식이 다시 한 번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에 대해 반대입장을 펴고 있다.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이 온전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신동빈·신영자·신유미 씨 등 나머지 자녀들만 성년후견인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편,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은 지난해 12월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씨가 "오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으니 대리인(성년후견인)을 지정해달라"며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한 데서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