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이번 주 채권시장은 4월 금융통화정책위원회(이하 금통위) 이벤트가 시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면서 한국판 양적완화(QE) 실현 가능성은 후퇴했으나, 금리인하 기대감은 쉽게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채권시장은 이른바 한국판 QE를 시사하며 적극적인 경기 부양의 의지를 밝혔던 정부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달성에 실패하면서 외인선물매도 우위로 약세 마감했다. 여기에 이번 금통위에서 4명의 금통위원이 임기를 다해 통화정책 변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 등이 반영되면서 총선 기점으로 시중금리가 빠르게 반등했다.
특히 이 중 국고채 3년 금리는 14영업일 만에 기준금리와 역전이 해소되기도 했으나, 다시 기준금리를 하회하며 마감하기도 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총선 직전 여당이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한국판 QE는 강력한 금리 하락 재료로 작용해왔다. 이는 실현 가능성와 무관하게 수개월 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불렀고 실제 시중금리는 낮아졌다.
이번 주 채권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정권 장악력이 약화됨에 따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후퇴한 상황이나 기대심리는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다. 이달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경제 전망 하향조정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대내외 경기 및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고,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에서는 섣불리 금리인하 카드를 소진하기보다는 정책 여력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는 기존 스탠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IMF(국제통화기금)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이 잇따라 한국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있다"며 "4월 금통위 이후 새 금통위 체제가 안정화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은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이번 여당의 선거 패배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도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경제 성적표를 높게 유지해야 하는 여당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선거의 패배는 반대로 더욱 경기 부양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당장 총선 공약으로 언급된 한국판 QE와 같은 정책에 대한 추진력이 약화됐지만 언제든지 이에 상응하는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더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간 역전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만큼, 시장에서는 4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을 강하게 반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당장 4월 한은의 수정 경제 전망 소폭 하향조정 이슈만으로 금리인하 실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책 기대에 대한 무게 줄이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분기 국내외 경기가 어렵다는 부분은 이제 가시화되고 있는 반면 2분기는 그 반작용 및 1분기 쏟아진 국내외 정책효과로 순환적인 경기반등이 예상된다"며 "브렉시트와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대외불확실성 요인이 아니어도 2분기 말 금리인하 실시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