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사부문 '윗선' 수사 확대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한국지엠주식회사(이하 한국지엠) 협력(도급)업체 소속 비정규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개입해 금품을 챙긴 혐의로 사내 브로커 3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인천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8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A(58)씨와 B(50)씨 등 한국지엠 생산직 직원 3명을 구속했다.
변성환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 등 3명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2015∼2016년 한국지엠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 과정에 개입해 브로커 역할을 하며 중간에서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A씨 등 2명은 각각 1억여원을, 전날 오후 검찰에 체포된 B씨는 수천만원을 채용자들로부터 받아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씨는 납품비리로 1억1000만원을 챙겼다가 기소된 한국지엠 전 노조 지부장 C(52)의 친형이다.
B씨는 최근 납품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또 다른 전 노조 지부장(55)과 함께 당시 집행부로 일한 노조 간부 출신이며 나머지 사내 브로커 1명은 노조 전 대의원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이 취업자로부터 받은 금품 중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나머지를 회사 윗선에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정기적으로 1차 도급업체 비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일정한 인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내부에서는 이를 '발탁채용'으로 부른다.
한국지엠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 간부의 자녀나 친인척을 1∼2년간 협력업체에서 비정규 직원으로 일하게 한 뒤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형태의 채용비리가 최근 10년 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조 간부와 인연이 없는 협력업체 비정규 직원도 중간 연결책인 브로커를 통해 회사 윗선과 줄이 닿으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정규직 채용장사'를 벌인 핵심부서로 노사부문이 지목됐다.
통상 정규직 전환 대가로 1인당 5000만원 가량의 현금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회사 직원들에게 나눠줄 각종 물품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납품업체 측으로 수천만원씩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전 부사장(55) 등 한국지엠 전·현직 임원 2명과 C씨 등 노조 전·현직 간부 3명도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