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홈쇼핑? '민폐' 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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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그렇지 않아도 업황회복이 묘연한 상황인데 롯데홈쇼핑 사태 때문에 더 걱정입니다"

최근 롯데홈쇼핑 사태를 바라보는 홈쇼핑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재승인 과정에서 2014년 신헌 롯데홈쇼핑 전 대표의 횡령 및 주요 임원진들의 납품비리 혐의를 누락하는 등 허위 사실을 기재하고 다른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오히려 여타 홈쇼핑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터다.

하지만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에 대해 방송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홈쇼핑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일반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유통채널이라는 점에서 이미지 훼손은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전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의 협력업체 '갑질' 사태가 터졌을 때에도 업계 전체의 신뢰도가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번 사태로 홈쇼핑 이미지가 더욱 악화됐다"고 꼬집었다.

같은 이유로 중소협력업체의 피해를 내세워 선처를 요구하고 있는 롯데홈쇼핑을 놓고 '고양이가 쥐 생각 하는 꼴'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실 국내 홈쇼핑업계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백수오 파동 등으로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유통업계를 뒤흔든 모바일커머스의 등장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홈쇼핑 상장 3사(CJ, GS, 현대)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운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하기도 했다.

향후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TV홈쇼핑 시장은 모바일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변화한데다 T커머스 등 계속되는 신규 사업자들의 진출로 제한된 트래픽 안에서 경쟁 강도만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홈쇼핑 업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홈쇼핑업체들은 단독상품을 통해 상품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중소기업들과 협력을 통한 해외진출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갖은 노력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일련의 사태들을 롯데홈쇼핑만의 문제로 볼 수 있느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통시장의 갑을 논란과 유통채널 사업권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해묵은 논란거리다.

국내 홈쇼핑업체들이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과거의 그릇된 관행을 바로잡고, 또다른 '민폐홈쇼핑'이 나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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