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원 흑자…부동산 관련 소득·취득세 수입 급증
한전부지 매각+유가 하락…非금융공기업 첫 '흑자'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함께 관련 세수가 늘면서 정부와 공기업 등의 공공부문계정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폭만 34조원에 달한다. 유가 하락도 에너지공기업의 비용 감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비금융공기업 부문은 편제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공공부문 수지는 33조8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07년 편제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던 2014년(17조4000억원)대비해서도 16조4000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공공부문 수지는 일반정부와 공기업이 벌어들인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것이다. 지난해 공공부문 총지출이 701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8000억원 늘었지만, 총수입은 24조2000억원 증가한 735조6000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흑자를 시현하게 됐다.
박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중앙정부의 조세수입이 크게 늘면서 공공부문의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며 "그간 적자를 지속해온 비금융공기업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조세수입이 늘면서 일반정부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일반정부의 지난해 총수입은 전년대비 32조5000억원 증가한 526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중앙정부 수지는 25조2000억원 적자로 전년(29조6000억원)대비 적자폭이 4조원 가량 축소됐다.
지방정부도 취득세를 중심으로 조세수입이 늘었지만, 기초연금 등 복지지출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흑자 규모는 전년대비 1조2000억원 줄어든 4조5000억원에 그쳤다. 실제로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관련 소비지출과 기초·국민연금 지급이 늘면서 지난해 일반정부의 총지출은 전년보다 29조3000억원 늘어난 50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비금융공기업의 경우 편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9조5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에너지 가격 하락과 한국전력공사 부지 매각 등으로 지출을 크게 줄인 덕이다. 비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가스요금 하락으로 에너지 공기업 매출이 줄면서 6조4000억원 줄었으나, 총지출은 19조원이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공기업 수지도 2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줄었지만, 이자비용은 더 크게 축소된 영향이다.
김성자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유가 및 가스 도입 단가 하락으로 생산비가 줄어든 데다 한전부지 매각으로 토지 등의 취득에서 처분을 뺀 순취득 지출도 감소했다"며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LH공사,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관련 공기업들의 수입이 확대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비교를 위해 대규모 흑자부문을 내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지 비중은 0.6%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1.7%)대비해서는 큰 폭 축소된 수치다. 일반정부의 GDP대비 수지 비중은 1.3% 적자로 OECD 회원국 평균 적자(3.1%) 수준은 다소 하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