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도 사용자협의회 탈퇴…성과연봉제 갈등
시중銀도 사용자협의회 탈퇴…성과연봉제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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使 "개별교섭해 연내 도입"…勞 "총파업 강행"

▲ 그래픽=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금융권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성과연봉제의 연내 도입을 위해 금융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가운데, 금융산업노동조합은 내달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용자협의회 27개 회원사 중 최근 제5차 대표자협의회에 참석한 22개사가 탈퇴를 결정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14개 시중은행을 비롯해 대다수의 회원사의 탈퇴가 의결된 만큼, 사실상 협의회의 해체 수순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사용자협의회 측은 "현재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 간 산별교섭을 진행하고는 있으나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등 사측의 요구안에 대한 철회만을 주장하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현 상태에서는 성과연봉제 등 시급한 현안들이 연말까지도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전면 반대하는 금융노조와 논의하는 것보다는 개별 금융기관이 각 사업장별 노조와 교섭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인 셈이다.

이미 금융공공기관은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뒤 노조와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7개 금융공공기관은 지난 3월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뒤 개별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동의서를 징구해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더욱이 올해 연말 금융노조와 내년 초에는 한국노총의 선거가 예정돼 있어, 산별교섭을 통해 연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용자 측은 판단했다.

사용자협의회는 "현재와 같은 산별교섭을 통해서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시급한 현안 해결에 한계가 있어 부득이 개별 교섭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이를 위해 회원사들은 자율적으로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노조는 사업장별로 개별협상에 임하지 않고 내달 23일 총파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1차 총파업 이후에도 2~3차 총파업을 강행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이른바 '쉬운해고' 관행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아직 노조 측이 납득할만한 성과평가지표도 마련되지 않아, 성급한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융노조는 "금융노동자 95.7%가 성과연봉제를 거부하며 총파업 돌입을 결의했는데도 사용자 측은 불법, 탈법적인 강제도입을 강행하고 있다"며 "즉각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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