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 "3천억원, 한진해운 '命運' 가를 자금"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 "3천억원, 한진해운 '命運' 가를 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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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2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해상수송시장의 건전한 발전방안'에서 "채권단은 그동안 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없었다"며 "한진해운이 자산매각 등으로 통해 마련한 유동성은 채무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만 사용돼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쓰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황준익 기자)

"한진·현대 합병 통해 경쟁력 높여야"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3000억원 확보 여부에 따라 법정관리 결정된다."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한진해운에 대한 해운업계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인해 청산되면 수십조 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하며 채권단과 정부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2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해상수송시장의 건전한 발전방안'에서 "채권단은 그동안 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없었다"며 "한진해운이 자산매각 등으로 통해 마련한 유동성은 채무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만 사용돼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쓰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내년 말까지 1조2000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중 9000억원 확보방안은 마련해 현재 3000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진해운 채권단은 3000억원의 유동성을 자체해결하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선업계 부실에 따른 문책의 여파로 해운업계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 부회장은 "조선업계에는 10조원이 넘는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됐다"며 "해운사들이 발주를 해야 조선업이 돈을 버는 구조인데, 해운업을 지원안하면 조선업 역시 버틸 수 없다. 선후가 안 맞는 지원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진해운이 회생절차를 밟는 것은 회생이 아니라 청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140억달러에 달하는 화물 지연에 대한 클레임이 속출한다. 3조원대의 국내 채권이 회수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한진해운의 청산은 매년 17조원의 손실과 2300여개의 일자리 감소를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표=한국선주협회)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득보다는 실이 많기 때문에 결국 국가차원의 지원을 통해 정상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부회장은 "해운 얼라이언스 내에서도 케파가 커야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며 "현대상선만 남게 될 경우,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제동을 건다면 국내 해운업은 상당히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실제 머스크와 MSC의 선복량은 각각 319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 279만TEU다. 반면 세계 7위인 한진해운은 61만TEU, 14위인 현대상선은 44만TEU로 세계적인 선사들과의 차이는 상당한 수준이다.

김 부회장은 최소 100만TEU 정도의 선복을 확보해야 국제 해운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며 양대 원양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을 제안했다.

그는 "한진해운을 일개 개인회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동성을 공급해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후 현대상선과의 합병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해운산업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좌장), 김 부회장, 한종길 성결대 교수,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실장 등이 참석해 '해상수송시장의 건전한 발전방향'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한 교수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에 대해 "양사 체제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한진해운이 없어지면 국내 대형 화주들이 현대상선을 택할 것이란 근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형 화주들은 외국선사로 갈아탈 것"이라며 "외국선사와 거래 경험이 없는 중소 화주들만 남아 국내 선사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최소 100만TEU 정도의 선복을 확보해야 국제 해운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며 양대 원양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을 제안했다. (표=한국선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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