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수탁고 '뚝'…3년8개월간 24조원↓
주식형 펀드 수탁고 '뚝'…3년8개월간 24조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低)수익률이 주 요인…"자산운용업계 노력 요구"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공모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부진과 함께 부족한 투자 여력, 부실한 판매유인 등이 투자자 이탈의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87조5000억원이었던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올 8월 말 63조6000억원까지 감소했다. 3년8개월간 23조9000억원(27.3%)가 떨어져 나간 셈이다.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와 MMF(머니마켓펀드)가 각각 132.3%(25조8000억원),74.3%(45조5000억원) 뛴 것과 크게 대비된다.

▲ 유형별 증감액(단위:조원. 자료-금융투자협회)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 본부장은 "코스피지수 2000선 이상에서 환매를 반복하는 투자형태로 인해 공모 주식형 펀드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형 펀드 수탁고 감소의 주 원인으로 단연 부진한 수익률을 꼽았다. 절대수익률과 기대수익률의 부조화가 공모 주식형 펀드 자금 이탈의 근본적 이유라는 지적이다.

실제 공모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채권형 펀드나 채권혼합형 펀드에 비해 부진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3개월 수익률은 3.42%으로 나타났지만, 연초 후(-1.94%), 1년(-1.61%) 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1.91%·2.18%)나 채권혼합형 펀드(0.58%·0.17%)와 견줘 현격한 차이다.

▲ 공모 주식형 펀드 수익률 현황(자료=제로인)

신 본부장은 "공모 주식형 펀드는 채권형 펀드에 비해 위험은 크지만, 수익률이 저조해 투자자들이 이탈했다"고 분석했다.

기대 수익률 부조화 역시 주식형 펀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요소로 지목됐다. 주식형 편드는 수익률 변동 위험상존해 있어,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실제 수익률 간의 차이가 커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확대됐고, 이는 시장 이탈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자료 '금융투자 기대 및 실제 수익률'을 보면 지난해 기준 펀드의 기대 수익률(8.8%)과 실제 수익률(3.7%) 간의 차이는 5.1%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 전체(3.4%) △예·적금(1.6%), △신탁·ELS(주가연계증권) 등(2.3%) △투자·저축성 보험(2.9%)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주요 투자층의 투자 여력이 부족한 것도 주식형 펀드의 개인 투자자 이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주식형 편드의 주된 투자자는 소득이 높고 현금 흐름이 좋아 위험추구형 성향을 가진 수도권 거주(55.8%) 중인 30~40대(56.7%)다. 신 본부장은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주택 구입 등에 따른 부채 증가로 이들의 투자 여력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주식형 펀드 이탈 자금은 금전신탁과 ELS(주가연계증권),DLS(파생결합증권) 등으로 흡수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이들 상품은 2012년말 대비 33조원이 증가했다"며 "투자자와 투자자금 성격이 비슷해 주식형 편드 이탈 자금의 상당 부분이 흡수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가 감소세가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자산운용업계의 슬기로운 대응 방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 수익률을 높여 펀드 투자 본연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자산운용사의 시급한 과제"라며 "정부가 발표한 펀드 시장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투자자 취향을 반영한 혁신적 상품을 대안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이와 함께 주식형펀드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국내 신산업 섹터와 새로운 해외 투자처 발굴 △해외 우수펀드 벤치마킹 △펀드시장 확성화 정책 활용한 상품성 개선 노력 △우체국·서민금융기관으로의 판매처 확대 등을 꼽았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