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홍승희기자]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을 하긴 하는 걸까. 여러 정황상 그럴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워낙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막작전이 시간을 오래 끌다보니 정말 하긴 하는 건가 싶은 의심이 들 지경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설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도 모자라 여러 차례 양적완화까지 했던 미국이 양적완화로 풀린 돈의 회수(테이퍼링)를 마치면서부터 점차적인 금리인상설을 계속 흘렸지만 2015년 12월 단 한차례 금리인상을 한 후 끊임없이 ‘설’만 유포시킬 뿐 실행은 미루고 있다.

그 바람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 발표가 나올 때마다 요동치고 심지어 한국의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조차 주저하며 언제 금리인상 발표가 나올지 대기모드로 돌입하곤 한다.

요즘 국내 은행들은 미국 금리의 연내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주택담보대출의 중심축을 변동금리로 옮기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주식시장에서는 은행주의 실적배당 기대감을 내세운 분석자료들이 눈에 띈다.

이처럼 관련 기업들이나 전문가 집단들이 모두 연내 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으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지난해 연말에 한번 인상했으니 올해 연말 쯤 인상할 법도 하다. 점차적인 금리인상이라 했고, 그 점차의 간격이 얼마라는 기준은 없지만 최소한 1년에 한번쯤은 하지 않으려나 싶은 게 보통사람의 생각이니까.

문제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할 만큼 경제가 좋아졌다는 확신을 과연 갖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정치적으로는 물론 경제가 호황을 넘어 과열 조짐을 보인다는 판단을 내놓을 수 있지만 연준이 보는 현상은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산층은 분명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많이 가난해졌다. 소득도 다소 줄었지만 그보다 자산이 40% 가까이 대폭 감소했다고 한다. 그런 중산층들이 경기 호전 소식에 잃어버린 자산 보전 수단을 찾아 나섬으로써 다시 버블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지금 미국은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잇따른다.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 좀 불안해 보인다. 그게 한동안 우리에게 익숙했던 카드 돌려막기 비슷한 모양새로 비친다는 점 때문이다. 카드 발급이 수월해지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런 위험한 소비증가를 설사 ‘정치’는 못 봐도 최소한 ‘연준’이 못 볼 리는 없다. 이미 미국내에서도 또다시 버블 위험에 대한 경고들이 나오고 있다니까 더욱 그렇다.

그러니 굳이 호황이 아니어도 금리인상을 검토해 볼 여지는 있다. 그 마저도 그야말로 점차적인 인상이어야지 이미 버블이 발생한 시점에서 갑작스러운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경우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불러올 위험성도 커진다.

어쩌면 연준은 그래서 금리인상을 당장 실행할 것도 아니면서 계속 연기만 피워 올렸는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버블을 일으키는 세력들을 향해 겁을 준 것일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러니 적어도 1년에 한번쯤은 실제로 금리 인상을 하긴 해야 할 터다. 안 그러면 가뜩이나 재닛 앨런 연준 의장을 두고 ‘양치기 소녀’라고 비아냥대는 판국에 연준 자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을 테니까.

다만 실물경기 부문에서 현실이 금리인상을 해도 좋을 만큼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아니고 단지 버블을 줄이기 위한 방편만으로 금리인상을 하기에는 주저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많기에 연준이 일종의 심리전을 펼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으로는 그런 연준의 블러핑을 재빨리 눈치채고 금융시장에서 돈을 번 기업, 혹은 개인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데 과연 누가 그 틈에 실속을 챙겼을지 궁금하다. 미국의 다국적 금융회사들이 2014년 이후 어떤 실속을 챙겼는지 필자가 파악하고 있지 못하지만 제 3국 금융기관들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지 않았을까 싶은 의혹이 슬그머니 일기 때문이다.

아무튼 전 세계 금융시장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연준의 영향력이 앞으로의 미국 금리인상 결정 여부에 따라 더 강화될 수도 있지만 혹은 약화될 가능성은 없을지도 궁금하다. 약화까지는 아니어도 금리인상 이후 미국경제의 흐름에 따라서는 약간의 상처를 입을 가능성은 있으니까. 어쩌면 연준을 움직이는 금융자본이 숙주인 미국보다 너무 커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