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 전망치 2.8% 달성 '무난'…부동산·추경으로 '떠받치기'
올해 성장 전망치 2.8% 달성 '무난'…부동산·추경으로 '떠받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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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부실내년은 부동산·재정 부담에 美 금리인상 겹쳐 '암울'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 2.7~2.8%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3분기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4분기엔 0% 성장만 하더라고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속빈 강정과도 같다. 민간 부문 악화에도 부동산 호황과 재정지출이 밀어올린 '부실한' 성장이기 때문이다. 재정 집행 여력 소진과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의 경제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1년째 지속된 0%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성장률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와 현대차 파업에 따른 손실분도 반영됐다. 돌발 악재에도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도 정부와 한국은행이 각각 전망한 2.8%, 2.7% 수준에 바짝 다가서게 됐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오는 4분기 전기대비 0.3% 이상 성장하면 정부 예상치인 2.8%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산술적으로는 올 4분기 성장률이 -0.1%만 되더라도 연간 2.7% 성장 달성은 가능하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이는 사실상 2% 후반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경기의 헤드라인 지표는 '호조'에 가깝지만, '견실'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상 부동산과 재정이 간신히 지탱한 수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3분기 0.7% 성장률의 0.6%p는 건설투자가, 0.4%p는 정부소비와 정부투자가 끌어올렸다. 추경 예산의 80%를 3분기에 쏟아붓고, 건강보험 보장을 확대한 효과다.

반면, 설비투자는 2분기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효과가 소멸되자 바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민간소비도 0.5% 증가에 그쳐 2분기보다 악화됐다. 제조업 생산은 3분기중 1% 감소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수준을 나타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수요 측면에서는 건설투자만 호조를 보였을 뿐 나머지 부문은 모두 부진했다"며 "0.7% 성장 중 0.4%p가 정부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용 면에서는 좋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최근 2년 간 과열된 건설경기의 버블 붕괴가 우려되는 가운데 재정 건전성을 감안하면 정부 주도의 성장세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건설경기 호조 자체에 리스크가 있고, 재정 정책의 지속성도 의문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단 예정된 물량이 집행되는 만큼 최근 주택시장 냉각이 4분기 지표 상에 큰 타격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근본적인 경제 성장 동력으로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산업재편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년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산적하고 있어 정부의 정책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주 실장은 "내년 산업구조조정과 미국 금리 인상, 가계부채 문제가 맞물려있다"며 "정부로서는 어떤 정책을 펴뎌라도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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