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11.3 대책 발표 이후 더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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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이 한창인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아파트.(사진=서울파이낸스DB)

아파트 청약경쟁률  떨어지고 주택거래 감소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자격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11.3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기존 주택매매 거래도 감소하는 등 침체 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1.3부동산대책 이후 분양된 서울 5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1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최고 경쟁률을 보였던 지난 7월 평균 청약경쟁률(67.7대1)과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이다.

대우건설 '연희파크푸르지오'의 전용면적 112.8㎡의 경우 1순위에서 15가구가 미달되기도 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지역 사업장 35곳 중 32곳이 1순위에서 마감된 만큼 이번 청약 미달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서울 마포구에서 분양한 '신촌 그랑자이'의 경우 평균 3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불과 한달전 인근 지역에서 분양했던 '신촌숲 아이파크'가 평균 7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이번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4구는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관망세로 전환하며 거래는 물론 가격도 대책 이전보다 수천만원에서 억단위 이상 빠진 곳이 속출 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매매건수는 10월말 1만3004건에서 11월말 1만1135건으로 약 14.4%(1869건) 줄었다. 같은 기간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경우 3158건에서 2471건으로 약 21.8%(687건)이 감소했다.

거래량 감소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의 시영아파트 40.530㎡는 10월 8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규제발표 이후 한달만에 7억7000만원으로 1억원이 떨어졌다.

개포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1·3 대책 이후 아파트 호가가 수천만원이 떨어졌지만 정작 사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최근 매수 문의가 몇 건 있었지만 계속된 정부 규제나 시장 분위기 악화로 실제 거래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존 매매시장도 침체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일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에 비해 0.02%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12월12일(-0.01%)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부동산시장도 한동안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확실시돼 국내 은행 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년부터는 분양 잔금대출에도 깐깐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대출규제, 금리, 가계부채를 포괄하는 주택금융 정책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주택금융정책 강도와 속도에 따라 주택시장 방향이 달라질 것"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극도로 확대되면서 정책 집행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분기가 최대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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