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혼란·김영란법 여파 화훼농가 직격탄

연말연시 인사철을 맞고도 관공서에서 축하 난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연말 어수선한 정국과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여파로 화훼농가의 인사철 대목이 아예 사라졌다.'

2일 자로 전체 직원의 승진과 전보 인사를 한 부산시에는 책상과 간단한 사물을 옮기는 직원들만 분주할 뿐 인사 시즌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년에는 연말 인사철이 되면 자리 이동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축하 난과 화분이 연신 배달됐다.

화훼농가에서는 2월 졸업 시즌에는 못 미치지만, 연말 관공서 인사철이 사실상 대목에 해당한다.

전체 화훼 소비량의 85%가 경조사용으로 소비되는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 결혼식과 장례식 등 일상적인 관혼상제 외에 관공서 인사철은 축하 난 등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이다.

하지만 올해는 일부 자리를 옮긴 직원들의 가족이나 친지가 보내는 몇몇 축하 난 정도가 고작이다.

연말 인사에서 수백 명이 자리를 옮기고 승진하는 부산시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백 개에서 많게는 1천여 개 이상의 축하 난과 화분이 각 사무실에 진열되곤 했다.

지난해 10월 김영란법 시행으로 5만 원 이상의 선물이 금지되면서 인사철 축하 난을 보내는 관례도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축하 난의 경우 5만 원 미만짜리도 많이 있지만 불필요한 오해나 괜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아예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승진이나 영전을 축하하는 축전이나 스마트폰 메시지가 축하 난을 대신하고 있다.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한 직원은 "예년 같으면 축하 난이나 화분, 꽃다발 등이 처치 곤란일 정도로 많이 도착하곤 했지만, 올해는 정국 혼란과 김영란법 시행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싹 사라졌다"며 "축하 난을 대신해 지인 등으로부터 스마트폰 문자나 메신저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사철 축하 난 실종이 관공서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들어 100여 명 이상 부·점·실장급 인사를 한 BNK부산은행은 예년에 비해 많게는 80% 이상 축하 난과 화분 배달이 줄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부터 거래처 등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인사철 축하 난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올해는 축하 난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감소 폭이 컸다.

올해 승진한 본부부서 한 부장의 경우 대외업무를 맡는 업무 특성상 예년에는 10여 개 이상의 축하 난과 화분이 배달되곤 했지만, 올해는 축하 난 1개만 도착했을 뿐이다.

부산·경남화훼원예농협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화훼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가장 큰 폭의 매출감소에 시달리고 있다"며 "연말연시 꽃 소비와 인사철 축하 난 수요가 아예 사라지면서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