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업무보고] 구조조정 '새틀' 짜고 정책금융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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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 "실물경제 지원 강화"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올해 금융당국은 국내 기업구조조정의 새 틀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시장친화적 구조조정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실물경제가 악화될 것을 고려해 사상 최대 규모인 187조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5일 '2017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보고'에 앞서 이같은 내용의 올해 주요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금융위는 국내 기업구조조정이 기존처럼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이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조정의 틀을 짜기로 했다. 여기에 기존 구조조정 제도인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장점을 결합한 '프리패키지 플랜'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예전에는 금융사가 모이면 기업의 채무조정과 신규자금 지원이 전부 가능했지만, 지금은 회사채, CP, 외국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등 시장성 부채가 너무 많아졌다"며 "채권단만의 힘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힘들고, 채권금융기관의 부담이 지나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시장 중심의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객관적인 신용위험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구조조정채권의 공정가치를 평가하는 제3의 독립적 평가기관을 운영하면 채권 매각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부실기업 인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구조조정 펀드를 조성, 민간 구조조정 시장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장점을 결합한 '프리패키지 플랜'도 기존 구조조정 제도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패키지 플랜은 채권단이 신규자금지원 계획을 포함한 사전계획안을 제출하고 법원이 이를 인가하면, 법원의 협의 아래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다. 기존 제도보다 절차를 단축하면서도 신규자금을 지원받을 가능성도 있어, 자연히 기업의 정상화 가능성도 높아진다.

임 위원장은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법정관리는 한번 낙인이 찍히면 신규자금을 지원받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프리패키지 플랜은 법원이 인가해준 회생계획을 워크아웃 밖에 있는 채권자들까지 포괄해 귀속하는 효과가 있어, 기업구조조정을 보다 유효하게 추진하는 장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주채무계열 재무구조평가와 기업신용위험평가 등 상시 구조조정 체계를 통해 취약기업 선별과 선제적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이행실적은 주채권은행이 분기별로 점검하고, 연 1회 이상 구조조정 진행 상황을 공개하게 된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매각을 지원하기 위해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산매입 후 재임대 프로그램'을 10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대기업도 포함할 예정이다.

▲ 표=금융위

아울러 금융위는 올해 기업의 자금조달 애로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정책자금 공급 계획을 역대 최대 수준인 186조7000억원으로 세웠다. 이는 전년(178조7000억원)에 비해 8조원 늘어난 규모다. 기관별로는 KDB산업은행 62조5000억원, IBK기업은행 58조5000억원, 신용보증기금 45조7000억원, 기술보증기금 20조원 등이다.

우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년 대비 6조8000억원 증가한 128조2000억원 공급한다. 신보와 기보는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큰 일자리 창출형, 수출형 중소기업에 2조원 증가한 25조6000억원을 보증하고, IBK기업은행은 영세 소상공인과 소기업에 1조원 증가한 12조원을 지원한다.

중견기업에게는 전년 대비 2조2000억원 증가한 21조8000억원을 공급한다. 미래 신성장 분야인 첨단제조, 문화컨텐츠, 바이오헬스 등의 분야에는 5조원 증가한 85조원을 지원한다. 특히 4차산업 혁명 관련 분야에 산업은행이 20조원의 신성장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책금융기관들은 올 1분기 중으로 정책자금의 25%인 46조7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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