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창규 KT 회장(좌)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각사)

경영성적 '호평'…관건은 '최순실 리스크'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황준익기자]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황창규 KT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도 연임을 표명함에 따라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장이 연임 의지를 드러낸 것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두 사람 모두 경영성적표만 보면 연임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관건은 '최순실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CEO추천위원회는 황창규 회장이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경영 성과와 향후 비전 등에 대한 자격 심사에 들어갔으며, 이달 안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CEO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7명과 사내이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사외이사인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가 맡았고, 사내이사로는 구현모 KT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참여한다. 차기 회장 선임은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며, 황 회장의 임기 또한 같은 달 만료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 근거를 뒷받침하는 것은 재임기간 두드러진 경영 성과다.

황 회장은 재임 기간 중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 내실화를 통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취임 초기에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등 악재가 잇따라 불거지고 83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내부에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이듬해 영업이익 1조2929억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2년만에 KT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을 받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2분기 연속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3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보여주기도 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4년만이다.

황 회장이 취임하며 야심차게 추진한 '기가 인터넷' 사업도 2년 3개월만에 250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한 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등도 하나둘씩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탄핵 정국과 맞물려 마땅한 후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황 회장 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 중 하나로 부각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러 평가와 여건들 그리고 CEO추천위원회 전례 등을 살펴보면 황 회장의 연임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 역시 지난달 연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과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쏠려 있다.

포스코 사외이사들은 권 회장이 지난달 연임의사를 밝힌 이후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권 회장 연임 타당성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CEO추천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달 9일 정기 이사회에서 "'POSCO the Great'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며 "지난 3년간 추진해 왔던 정책들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아있는 과제들을 완수하기 위해 회장직 연임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임기 동안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권 회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졌고, 월드프리미엄(WP)제품 확대와 솔루션 마케팅을 통한 철강본원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판단했다.

실제 포스코의 지난해 3분기 연결 부채비율은 70.4%로 연결 회계기준을 도입한 이래 최저 수준이며, 별도 부채비율(16.9%)은 창업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WP제품 판매량 역시 403만8000톤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포스코의 WP제품 판매 비중은 48.1%로 커졌다.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2015년 1조8671억원에서 2조1473억원으로 늘었다. 가격하락 등 시황부진에 따라 1조3000억원 이상 하락요인이 있었음에도, 비용절감 4400억원, 수익성개선 4100억원, WP제품확대 3500억원 등 수익개선 활동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좋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권 회장의 구조조정 성과는 업계에서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은 만큼 권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황 회장과 권 회장 모두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연임에 걸림돌은 존재한다. 바로 '최순실 게이트'다.

검찰 조사에서 KT는 청와대에 청탁을 받아 차은택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순실씨가 실소유한 회사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 배제 원칙을 내세운 황 회장이 스스로 약속을 저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황 회장의 문제보다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KT의 구조적 문제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두 가지 시각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 광고계열사였던 포레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씨 측근 차은택씨가 개입, 지분을 강탈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또 권 회장 선임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권 회장 선임 과정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개입 정황이 있다며 특검 수사를 의뢰했다.

이렇듯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두 회장의 연임 여부는 결국 '최순실 리스크' 극복 여부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추천위 의장)은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해양수산가족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회장에 대한 특검수사에 대해 "연루 의혹 문제가 있으면 안된다"며 "아직까지는 확인된 것이 없다. 리스크는 우리 위원들이 충분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없는 KT와 포스코에서 그동안 회장 자리는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가 선임됐다 중도 퇴임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며 "탄핵 이후 새 정권이 들어서면 회장이 또 바뀌는 것 아니냐"고 우려섞인 지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