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연임 가도에 이동건 도전장…우리은행장 경선 '가열'
이광구 연임 가도에 이동건 도전장…우리은행장 경선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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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예보통' 김승규 전 부사장 재도전…11명 무더기 지원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차기 우리은행장 경선에 전현직 임원 11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현직에서는 유력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만이 지원해 상업·한일은행 출신 맏형들 간의 접전 구도를 형성했다. 이 행장 선임 당시 면접 후보군에 올랐던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 굵직한 전직 임원 9명도 가세해 판세를 키웠다.

우리은행은 11일 5년 이내 전현직 임원을 대상으로 은행장 후보를 접수한 결과 총 11명의 후보가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김병효 전 우리 PE 사장·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오순명 전 우리모기지 사장·윤상구 전 우리금융지주 전무·이경희 전 우리펀드서비스 사장·이광구 현 우리은행장·이동건 현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장·이병재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이영태 전 우리금융저축은행장·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장 등이다.

◇현직 이광구·이동건 맞수…상업·한일 '대리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행장의 선임 기준을 재직 당시의 주요 업적과 검증된 경영능력, 미래 비전, 조직 리더십 등으로 제시했다.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17년 만에 성사한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행장은 지난 2014년 민영화 달성을 목표로 삼아 통상 3년으로 부여되는 임기를 2년으로 줄여 취임했다. 우리은행의 취약점으로 꼽힌 건전성을 크게 높이고 지난해에는 3분기 만에 순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대내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주가를 끌어올리고 지지부진했던 민영화에 불을 지핀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 조직을 그룹제로 개편하고, 200개를 돌파한 공격적인 해외 네트워크 확장과 위비뱅크 등의 핀테크 성과를 이뤄냈다.

현직에서는 이동건 그룹장 만이 이 행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 그룹장은 1958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수석부행장과 영업지원그룹장을 맡으면서 이 행장과 함께 우리은행 민영화와 실적 공신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인물이다. 그간 후보로 거론돼온 정화영 중국법인장과 남기명·손태승 그룹장의 경우 지원서 제출을 고사해 두 후보에 힘을 실었다.

이 행장과 이동건 그룹장은 각각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대표하는 맏형 격이다. 이 행장 취임 이전에는 이동건 그룹장이 수석부행장으로, 이순우 전 행장에 이은 2인자 위치에 있었다. 통상 한일은행·상업은행 출신이 순차로 행장을 맡았던 관행을 깨고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이광구 행장이 연달아 수장에 오르게되면서 한일은행 출신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상태인 만큼 이 행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대다. 일각에서는 이 행장이 수석부행장 제도를 폐지하고 3명의 그룹장에게 책임을 분산한 것도 이 그룹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임추위원인 박상용 사외이사는 최근 "새로 선임할 행장은 영업력이 뛰어나고 추진력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십여년 간 쌓인 부정적인 기업 문화를 어떻게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혜안도 있고 조직의 관리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해 상업·한일은행 갈등 해소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일은행 출신 전직 대거 가세 '눈길'

전직으로서는 불과 지난해 3월까지 예금보험공사와의 협상 채널 역할을 담당해온 김승규 전 부사장이 주목된다. 김 전 부사장은 1979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2013년 6월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직에 올라 기획 전략을 전담했다.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는 등 민영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데 이어 지주 해체 이후에도 민영화 업무를 전담해왔다. 김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이 행장 선임 당시 면접 최종 후보군 3인으로 경쟁한 인사다.

이외에도 김병효 전 사장과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윤상구 전 전무, 이경희 전 사장, 이병재 전 사장 등 한일은행 출신 후보가 대거 참여했다.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은 역시 김승규 전 부사장과 함께 3인의 은행장 후보군에 속했던 인사다. 1983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한빛은행 노조위원장을 맡았고, 우리은행 준법감시인과 미래전략본부장, 시너지추진본부장, 수석부행장을 거쳐 우리투자증권 자문역을 맡았다. 현재는 비씨카드 감사직을 맡고 있다.

김병효 전 사장은 1981년 한일은행에 입행에 우리프라이빗에쿼티와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을 역임했으며, 우리은행 HR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맡아왔다. 윤상구 전 상무는 198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영업지원본부장과 중소기업고객본부장을 거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금융지주 전무, 우리투자증권 비상근이사를 맡은 바 있다. 지주 전무 역임 당시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민영화 작업을 지원했다.

상업은행 출신 중에서는 유일한 여자 지원자인 오순명 전 우리모기지 사장이 경선에 참여했다. 오 전 사장은 1978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인천영업본부장을 거쳐 우리모기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3년에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에는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부원장보를 맡기도 했다.

후보군이 다양해진 만큼 임추위는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심사와 외부 평판조회를 거친 뒤 다음주 후보자를 추려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빠르면 이달 말께는 차기 은행장 후보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한 사외이사는 이날 "예상보다 많은 후보군이 지원서를 접수했다"며 "외부 평판조회 결과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받아 소위원회에서 면접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라며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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