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등급제 도입

   
▲ 사진=금융위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앞으로 회계분식이 발생했을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거나 회계분식이 발생하기 쉬운 회사는 외부감사인 선임이 제한된다. 일정 기간마다 회계법인을 교체해 감사를 받아야 하며, 회계법인에 대해서도 등급제를 적용한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금융개혁 5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금융위는 2013년 모뉴엘·대우건설, 2015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으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고 금융 인프라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작년 8월부터 회계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개선방안을 검토해왔다.

우선 금융위는 외부감사인 선정 과정에 선택지정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당국에서 특정 회계법인을 지정해줬지만, 선택지정제를 적용하면 일정 기간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 3곳 가운데서 기업 측이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 외부감사인 선임을 제한받는 기업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거나, 지배구조와 재무특성상 분식회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거나, 회계 투명성 유의 업종인 경우 등 3개 그룹으로 나뉜다.

이날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사진)은 "국내의 경우 기업지배구조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전면지정제를 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잘하고 있는 기업까지 지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라며 "전면지정제는 아니어도 지정제를 일부 추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최종안은 1월 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회계학회 연구용역을 통해 거론된 △일정기간(9년·18년) 자유선임후 3년 지정하는 '혼합선임제' △6년 자유선임후 1년은 감사인 2곳이 외부감사하는 '이중감사제' △자유선임을 원칙으로 하되 지정사유를 확대하는 '지정제 확대' 등을 고려해 회계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실효성도 높인다. 그동안은 기업 스스로 회계처리의 절차와 방식을 '검토'하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는 이 기준을 '감사' 수준으로 상향한다. 검토의 경우 구두로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법적 책임도 없지만, 감사는 충분한 확신이 들 정도의 증빙이 필요하고 법적 책임도 부여된다.

회계법인에 대한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법인별로 평가 등급을 매긴다. 부실한 회계법인은 상장회사 감사를 금지하고, 수주산업에 이미 도입된 '핵심감사제'를 상장기업 전체에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감사업무와 컨설팅업무의 이해 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회계감사 대상회사에 대한 매수 목적의 인수합병(M&A) 실사·가치평가, 자금조달·투자 관련 알선·중개업무가 금지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회계부정에 대한 사후적 감독·제재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상장법인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감리 주기를 25년에서 10년으로 줄이고, 회계 적정성을 철저히 사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분식회계나 부실감사에 대한 외감법상 제재는 자본시장법상 최고 제재대상인 '불공정거래 제재' 수준으로 상향한다. 제재 법인은 10년 이하 징역과 이득액의 3배 이하 벌금을 부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