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채권전망] 트럼프 의구심 지속…"금리 방향성 모호"
[주간채권전망] 트럼프 의구심 지속…"금리 방향성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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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우려·유로존 분열 위험 등 변수 산재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주말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트럼프 시대가 개막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맞물리면서 금리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각) 열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채권시장에 미친 영향은 시장 우려 대비 미미했다. 트럼프 정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관측이 대두된 가운데 기자회견에 이어 공식 취임연설에서도 구체적인 가이던스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주 채권시장은 국고채 1년물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서 일제히 약세(금리상승)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전주 대비 각 2.0bp(0.01%p), 3.5bp 상승한 1.655%, 1.845%로 장을 마쳤으며, 장기물인 10년물도 3.3bp 오른 2.129%로 마감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트럼프 정책 의구심에 따른 완화적 효과를 압도했다는 평가다.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주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가 목표치에 접근했다며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반대로 트럼프 정책 의구심은 옐런발 채권금리 상승폭을 일부 되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중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였던 트럼프의 기자회견과 취임식은 우려와 달리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불러일으키기 보다 오히려 안도감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금주 채권금리는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힘들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를 높이는 가운데, 모순으로 가득한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관련 갈등도 유로존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대형 변수 중 하나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 연구원은 "국제 유가의 반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1분기 중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보여 경계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미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일정 목표치를 충족시킬 경우 조기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내 금리 상단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채권금리의 추가 상승여력 역시 제한적일 것이란 게 시장 중론이다. 박종연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이후 정책 불확실성과 브렉시트를 둘러싼 유럽연합(EU)과 영국간 갈등을 감안하면 금리의 상방 경직성도 강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의 정책이 '트릴레마(Trilemma)'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모순으로 가득차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11월 대선 당시 핵심 공약이었던 적극적인 재정 정책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부족한 가운데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언급만 두드러지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를 언급하며 관련 협상에 있어 강경한 태도를 내비친 만큼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주요국들의 선거일정이 예정된 가운데 영국의 강수가 유로존의 분열 리스크를 고조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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