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성 와디즈 대표 "크라우드펀딩, 中企 자금조달 최적의 대안"
신혜성 와디즈 대표 "크라우드펀딩, 中企 자금조달 최적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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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차민영기자)

"시장 불균형 해소에 초점"…2월엔 중기 채권투자시장 오픈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성장성 높은 국내 중소기업들도 은행 앞에만 서면 '을'이 되버립니다. 자금조달에 있어 대안이 있다면 이 같은 시장 불균형도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 출발했습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출범 1년 만에 18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낯선' 펀딩 방식에 기대보단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 시행 첫 해 중소·벤처기업들이 시도한 크라우드 펀딩 건수는 261건. 펀딩 성공률도 미국 등 선진국 대비 높은 46.4%를 기록했다. 이 중 일부는 금융당국과 자금중개기관으로부터 수억원의 후속 투자까지 유치했다.

국내 대표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체 와디즈의 신혜성 대표(사진)를 25일 판교 테크노밸리 본사에서 만나 제도 출범 1주년을 맞은 소회와 올해 사업계획을 물었다. 지난 2012년 창립 와디즈는 지난 2013년부터 제도 기틀 마련에 일조해 온 '숨은 공신'이다. 현재는 증권형 전체 크라우드 펀딩 성공 건의 3분의 1가량을 중개할 정도로 업계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 1년간 펀딩 성공률 이상적···"금융위 고맙다"

신혜성 대표는 바쁘게 달려온 지난 1년이 10년처럼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전무후무한 신산업을 기존의 금융제도 틀에 맞추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무던히도 애를 썼다는 것. 변화에 따른 수고를 함께 감내해 준 당국에는 우선 고마운 마음이 크다는 전언이다. 실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직접 판교 본사를 여러 차례 방문하며 와디즈와 업계 발전방향에 대해 깊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5년째 달려오면서 답답한 것도 많았지만 시장에 모델 자체가 안착하기 시작한 것 같다. 작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1년차일 때는 금융당국과 매번 펀딩 진행 전부터 끝난 후까지 일일이 논의를 하고 감수를 받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중개업체들이 고객 돈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제도 성과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뜻밖의 소신론을 펼쳤다. 앞서 금융위가 공개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성공률은 46.4%로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 대표는 "펀딩 성공률이 100%라고 치면 될 수 없는 펀딩까지도 되게 했다는 뜻"이라며 "이는 크라우드 펀딩의 핵심인 '집단지성'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나중에 큰 탈이 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범 초기라는 시기적 특성을 감안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충분한 레코드(기록)가 쌓이지 않은 만큼 '성공'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는 "제도 초기라 양적 표본이 아직 적은 편으로 투자형 딜만 30개 정도는 꾸준히 있어야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도 모두 나왔고, 업계에 대한 당국의 이해도 높아진 만큼 당국과 중개업체간 합도 더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이중규제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계에 속하지 않은 '기타항목'으로 취급됐음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규제를 고스란히 받는 동시에, 다른 사업 진출에 있어서는 오히려 금융계열사로 취급받고 있다는 불만이다. 이와 함께 경쟁 업계인 P2P(개인대개인)대출업체들에 비해 적용받는 규제가 강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현재 200만원 한도인 개인 투자한도도 투자자들의 동의 아래 확대해주는 방안을 고려해 줄 것을 주문했다.

◇ 상반기 목표는 '흑자전환'···중개업계 '빅2' 시장 재편

신혜성 대표는 올해 상반기 목표로 와디즈의 '흑자전환'을 꼽았다. 실제 와디즈 외에도 대부분의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들은 대부분 적자경영을 하고 있다. 중개 건수가 아무리 많다 해도 시장 파이 자체가 작다 보니 큰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현재 과점 시장 형태의 업계도 향후에는 가장 덩치가 큰 '빅2' 기업들이 주도하는 메가 플랫폼 시장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개업체로서의 장기적 성공은 당장 기업들의 자금 니즈가 아닌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 유도에 달렸다는 게 신혜성 대표의 사업 철학이다. 그는 "작년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사람 수를 보면 이 중 60~70%의 개인들이 와디즈를 통해 참여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금융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투자하고 투자한 기업이 성장하는 경험을 봐야만 이게 진짜 포트폴리오가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개인들의 꾸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도록 퀄리티 높은 펀딩을 유치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작년 높은 성과를 거둔 문화콘텐츠 펀딩 대상도 공연업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작년 9월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실시 이후 기업들의 공연 후원이 줄면서 공연업계가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게 됐기 때문이다. 와디즈는 지난해 영화 '판도라'와 '너의 이름은' 등 영화 부문서 큰 성공을 거둔 만큼 뮤지컬 등 공연업계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 물론 영화 '사냥' 등 실패 경험들도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내달인 2월에는 중소기업의 채권에 개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펀딩 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다. 현행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매물의 99%는 대기업 채권이다. 신혜성 대표는 "모든 정치적 리스크는 결국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산업계가 받게 돼 있다"며 "그러나 대기업은 막아줄 방패가 있는데 중소기업은 이게 없어 은행 등 자금중개기관들 앞에 그야말로 '을'로 전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무리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들도 은행들이 '자금회수'에 나설 가능성에 불안감 속에서 사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업사이드(추가 수익)를 보는 것과 채권 안정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 등 2가지를 가져갈 것"이라며 "우리 플랫폼만 할 수 있는 '사람이 사람을 검증하는' 모델은 갖고 가는 동시에 내부 신용평가등급 기준을 적용해 투자 대상을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부 기준은 사업 기밀인 만큼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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