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구속…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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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여성 오너 지각변동 가능성" 언급…삼성 "소설 같은 이야기" 일축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으로 그의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룹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상황에서 장녀인 이 사장의 입지가 강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사장은 '리틀 이건희'로 불릴 정도로 외모나 경영 스타일, 승부사 기질 등에서 부친을 빼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 등 일부 외신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이 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지난달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됐을 때도 후계구도가 혼란에 빠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블룸버그는 "일련의 사건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능력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부진 사장을 중심으로 리더십이 재편될 수 있다"며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가부장적인 풍토의 기업에서 (여성 오너가)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재계의 시선이 이 사장에게 쏠리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이날 호텔신라는 0.96% 오른 4만7400원에 종가를 형성했고 호텔신라 우선주는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아 6만5000원에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이 부회장 구속이 이 사장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CJ 등 사례를 보면 오너의 부재는 대규모 투자나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차질을 줄 수 있다"며 "그런데서 오는 불확실성을 장녀인 이 사장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에 (호텔신라가) 부각되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또 다른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기업총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 지배구조가 명확하게 구체화 된 것은 아니지 않냐"며 "삼성으로서도 승계구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내놓은 입장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이재용·이부진 남매에 관한 확인되지 않는 시나리오가 떠도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삼성은 이 사장의 경영 보폭이 삼성전자로 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사장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데다, 전자·금융 계열사를 지휘해본 경험도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 이 사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계열사 가운데 삼성물산 5.47%, 삼성SDS 3.9%의 지분만 가지고 있을 뿐 삼성전자는 지분이 없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이건희 회장이 사퇴했을 때 이학수 전 부회장 등이 '대리경영'을 한 사례는 있어도 승계 작업을 중간에 전환한 적은 없었다"며 "호텔신라 측에서도 상당히 곤란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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