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품 가격 적정성 논란…상위3사 폭리에 '반값 제품' 등장
여성용품 가격 적정성 논란…상위3사 폭리에 '반값 제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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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사이트에 공개된 업태별 생리대 가격 비교. (표=김태희 기자)

동일 제품 최고·최저가 2배 差…유한킴벌리 화이트 4년간 44%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여성용품 생리대 가격 논란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기존 업체들은 계속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반면 시장에는 반값 생리대들이 등장하고 있다. 건강과 직결될 수도 있는 제품의 특성상 가격과 품질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리대의 평균 가격은 개당 331원으로 유럽이나 미국보다 2배가량 비싸다.

국내에서 생리대 가격 논란은 몇 년간 이어져오고 있다. '빅3'라고 할 수 있는 상위3개 업체(유한킴벌리, LG생활건강, 한국피앤지)가 가격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93% 에 육박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3사의 생리대 가격은 평균 9696원이다. 한국피앤지의 위스퍼를 기준으로 했을 때 생리대를 가장 저렴하게 파는 곳은 온라인몰이었다. 동일 제품으로 비교했을 때 소셜커머스 티몬의 판매가격은 8060원으로 대형마트 8774원, 전통시장 8620원 보다 560원 이상 저렴했다.

각 제품의 가격을 살펴보면 같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최저 가격의 차이가 2배가량 나타나기도 했다. 위스퍼의 경우 최고가가 1만300원인 반면 최저가는 5800원이었다. 유한킴벌리의 화이트도 최고가 1만1500원, 최저가는 6500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생리대를 집에 구비해 놓고 쓰기도 하지만 여성용품의 특성상 갑자기 구매할 때가 있기 때문에 동일 제품이라도 가격 차이가 다른 상품에 비해 크게 나타난다"며 "여성 필수용품으로 구매를 안 할수도 없거니와 기호가 명확하게 나뉘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상품을 계속 구매할 수밖에 없는 선택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 참가격 사이트에 공개된 생리대 상품별 연간 가격 비교. (표=김태희 기자)

최근 3년간 가격도 계속 인상되고 있다. 2014년 2월 대비 이달의 가격 인상률을 살펴보면 LG생활건강의 바디피트는 3.2%, 한국피앤지(P&G)의 위스퍼는 6.1% 인상됐다. 유한킴벌리사의 좋은느낌은 15.2% 가격을 내렸지만 인기 상품인 화이트의 경우 10.6% 가격을 올렸다.

특히 화이트 동일 제품은 2013년 2월 7429원이었는데 2014년 2월 9434원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이어 2015년 14원 가격을 내렸다가 올해 1만442원으로 다시 가격을 인상했다. 4년동안 가격이 무려 44%나 비싸진 셈이다.

지난해 10월 생리대 업체들의 가격 폭리가 논란이 되면서 인터넷에서는 '깔창 생리대' 등의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는 생리대 가격 논란에 대해 "많은 국민과 취약 계층에 있는 청소년 여학생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주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하며 "유한킴벌리는 원가절감에 모든 노력을 다 하고, 가격 인상 억제를 위해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유한킴벌리의 인상 억제의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 평가다.

가격 논란이 지속되자 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반값 생리대'를 내놓기 시작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소셜벤처 '29일'은 지난 15일부터 반값 생리대 '29데이즈(Days)'를 정식 판매하기 시작했다. 29데이즈는 중형 사이즈로만 제작됐으며 가격은 1팩(16매)에 2500원이다. 좋은느낌 중형 1팩(18매)의 평균가격이 4997원인 것과 비교하면 딱 반값인 셈이다.

29데이즈는 반값 생리대를 제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15일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론칭했다. 한달 만에 목표 금액의 568%를 모금해 사전 판매 2일 동안 4000팩을 모두 완판 했다.

29데이즈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생리대 가격이 개당 181원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331원으로 비싸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지난 1년간 국내외 시장 및 생산라인 조사, 제조라인 물색 및 계약, 디자인 개발 등을 거쳐 반값 생리대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유어스착한마음 생리대 제품. (사진=GS리테일)

GS편의점을 운영하는 GS리테일 역시 생리대 최저가를 목표로 '유어스 착한마음'을 지난 9일 출시했다. 중형(16매)은 2000원, 팬티라이너(20매)는 1500원 등 시중 가격보다 60% 판매가를 낮췄다.

해당 제품은 GS리테일 상품 개발 담당자가 직접 기획한 상품이다. 담당자는 지난해 10월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생리대 가격에 부담을 느껴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원가절감을 위한 제조업체를 물색했다고 전했다.

GS리테일은 생리대 제작 전문 중소기업 삼신코리아와 협업해 가장 수요가 많은 중형과 팬티라이너만 생산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유통·마케팅·제작 비용을 최소화해 판매가격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윤성 GS리테일 MD는"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뉴스를 듣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가장 싼 생리대를 만들어 부담을 줄여주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가격 비교는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사이트를 바탕으로 3사(유한킴벌리, LG생활건강, 한국피앤지)의 대표 상품 4개 △좋은느낌 스키니핏 하이퍼 울트라 날개 중형(18매) △위스퍼 리프레시 클린케어 중형 날개(36매) △화이트 뉴 시크릿홀 울트라 날개 중형(36매) △바디피트 볼록 맞춤 울트라 중형(32매)를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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