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시장친화적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세미나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채권은행은 단기적인 경영실적 악화를 우려해 한계기업에 대한 적극적 구조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2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장친화적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은행이 구조조정 시장의 조성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위원장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새로운 수익원의 부재로 인해 영업수익이 정체되고 있는 데다, 계속 증가하고 있는 비용 구조로 인해 대손충당금 적립규모가 단기 손익을 좌우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을 미루는 관행은 중장기적으로 은행의 경영성과를 악화시키고 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채권은행이 온정적․소극적 신용위험평가 관행에서 벗어나 객관적이고 엄격한 기준에 근거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구조조정 추진 단계에서도 채권은행 차원에서 효과적인 워크아웃 추진이 곤란한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히 시장에 매각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구조조정에 묶여 있는 은행의 인적·물적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 분야에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이 새로운 구조조정 담당자이자 투자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크게 성장해온 PEF를 중심으로 자본시장의 역량있는 많은 인재들이 구조조정 시장을 주도해 시장과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좋은 기업을 싼 값에 사서 좀 더 비싸게 파는 M&A 시장의 투자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새로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시켜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진취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자본시장에 구조조정을 맡기는 것이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인식이 확립될 수 있도록 산업에 대한 통찰력과 기업경영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구조조정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해달라"며 "연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도 구조조정 시장을 통해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기업이 구조조정 시장의 수요자로서 새로운 구조조정의 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의 목표는 기업을 퇴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살리는 것이 원칙"이라며 "자본시장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소극적인 채무조정을 넘어 적극적인 신규자금 투입이 이루어짐으로써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시장의 구조조정 전문가들을 우호 주주와 경영진으로 확보함으로써 기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며 "정부도 자본시장 주도의 구조조정 시장을 활성화해 보다 많은 한계기업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